박 흥 식

어디라 가서 잘 살 수 있을까

눈물이 많았는데

아득하게 뼈만 남아서

가다가 서구, 가다가 주저앉곤 했는데

수국이 보이는 뒤뜰

저 그늘 방에 할머니 어머니처럼 오래 있었는데

이젠 어디서든 다시는 볼 수 없다지만

고향집 수국이 보이는 뒤뜰 구석 그늘진 건넌방은 식구들이 채취와 아옹다옹 살아온 생의 흔적과 온기가 서려 있는 곳이다. 이제는 낡고 헐어서 예전의 그 따스한 공간으로서의 건넌방을 다시 볼 수 없지만, 사랑과 정성이 서려 있는 오랜 구석 건넌방은 시인의 가슴 속에 오래오래 남아있으리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