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은 주무시고

님은

주무시고

나는

그이 벼갯모에

하이얗게 수놓여 날으는

한 마리 학(鶴)이다

그이 꿈 속의 붉은 보석들은

그의 꿈 속의 바다 속으로

하나 하나 떨어져 내리어 가라앉고

한 보석이 거기 가라앉을 때마다

나는 언제나 한 이별을 갖는다

님이 자며 벗어놓은 순금(純金)의 반지

그 가느다란 반지는

이미 내 하늘을 둘러 끼우고

그의 꿈을 고이는

그이 벼갯모의 금실의 테두리 안으로

돌아 오기 위해

나는 또 한 이별을 갖는다

잠들어 있는 님의 베겟모의 테두리 너머로 학이 되어 나는데 님은 붉은 보석이 되어 잠 속에 갈아앉는다는 것을 상상하며 시인은 가까워질수록 멀리 이별한다는 역설을 펼치며 사랑하는 님에 대한 그리움과 기다림, 안타까움과 조심스러운 심정을 펴보이고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