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의호<br /><br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지난주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서는 한국 및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과학자 수백명이 모인 연례 학술행사가 열렸다. 이름하여 UKC(USA-Korea Conference)다. UKC는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KSEA)의 연례 학술행사인데, KSEA는 1971년 워싱턴DC에서 한인 유학생에 의해 창설된 재미한인과학자들의 모임이다.

필자가 유학생이던 80년대 1천 명 정도의 회원수가 지금은 1만 명 가까운 회원수로 늘어나 미국-한국을 연결하는 한인 과학자들 최대의 네트워크가 되고 있다.

KSEA는 45년이 넘는 역사를 거치며 초창기 한인 1세대에 이어 1.5세와 2세 한인과학기술자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한·미 과학계 교류를 활성화한다는 취지 아래 한미과학기술산업학술대회(UKC)를 매년 열고 있다.

초창기에는 학술대회를 KSEA 연례학술대회라는 이름으로 열다가 최근에는 UKC라는 이름을 사용하면서 미국-한국 유대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최근에는 KSEA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KOFST)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있는데, UKC 2017은 올해 19회째로 한국과 미국에서 모인 과학기술자, 기업가, 과학기술전공 학생들이 첨단과학기술 연구에 대해 논의하고 인적 네트워킹에 참여하게 된다.

특히, 올해는 UKC 2017 개막식 기조연설자로 2006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우주항공국(NASA) 고다드 센터의 존 매더 박사가 초청돼 이채를 띠었다.

매년 참석해 온 필자가 본 이번 UKC는 예년에 비해 참석자가 다소 줄고 본국에서 온 과학자들의 숫자도 조금 줄어든 느낌이었다. 그러나 한국인 과학자 교류의 장으로서는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모습이었다.

UKC를 본따서 한국-캐나다 과학기술학술대회인 CKC , 한국-유럽 EKC가 매년 열리고 있으며, 최근에는 한국-중국의 CKC 창설 움직임이 있을 정도로 UKC의 선도적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금년 CKC와 UKC는 이틀 간격으로 연달아 열리는데 여기에는 정부 출연연 소장이나 원장들이 대부분 참석하고, 국회 과학기술위원회 위원들이 대거 참석한다.

금년 CKC 주제는 `미래를 위한 과학기술혁신협력`, UKC는 `글로벌 도전에서의 기회:협력을 통한 융합과 혁신`으로 관심을 끌었다. 특히 융합과 혁신은 전·현 한국 정부 최대의 관심사로 시의 적절한 주제였다고 보여진다.

한국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들이 대부분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새로운 과학기술 소개 등에 큰 관심을 보인 점도 예년과 같았다.

필자는 매년 UKC에 참석하면서 UKC 발전을 위한 여러 가지 생각을 해봤다.

우선 UKC 스폰서는 한국의 연구소, 대학, 정부기관들로 채워져 있다. 그래서 KSEA 회장에 당선되면 한국에 와서 여러기관들을 방문해 스폰서십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한다.

KSEA가 진정 한국과 미국 과학자의 교류의 장으로 발전하길 바란다면 좀 더 다양한 소스에서 스폰서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미국 내 연구소, 대학, 정부기관들의 참여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논문을 발표하는 참석자들 대부분은 재미 과학자와 한국 과학자들로 채워져 있다. 이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겠지만 한국-미국 학자들이 공동으로 모이는 모임이 된다면 더욱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세션을 두 개로 나눠 한 개는 한국학자끼리, 또 하나는 한국-미국 학자의 공동 세션으로 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겠다.

미국에 거주하는 300만 한인 교포들은 한국민의 연장선상에서 국토와 경제의 확장 개념으로 간주된다.

그런 측면에서 UKC의 개념 확장은 더욱 중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