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총리 금주부터 여름휴가
안동 하회마을 첫 행선지로
정세균 의장·홍의락 의원은
최근 봉화은어축제장 찾아
지역서 이례적 지지율 기반
내년 地選 성과 여부 `촉각`

`TK(대구·경북)지역에 교두보를 확보하라`

더불어민주당의 대구·경북(TK)지역을 향한 `동진(東進)정책`이 가속도를 내고 있다.첫 광역자치단체장 배출은 물론 보수의 아성인 경북내륙지역 공략에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도 노선경쟁과 함께 지지 기반을 지키기 위한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관련기사 3면>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야심의 일단을 드러내 보이는 것은 비중 있는 핵심 인사들의 잇단 TK행이다.

이번 주 중으로 예정된 이낙연<사진> 국무총리의 휴가 행보도 일련의 흐름에 맞춰져 있다. 이 총리는 오는 10일 여름휴가의 첫 행선지로 안동 하회마을과 임청각, 도산서원을 방문한다. 이 총리는 칠곡 매원마을과 경주 양동마을 등 이른바 `영남 3대 양반촌`으로 꼽히는 마을을 잇달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호남 총리가 영남 유림의 뿌리를 찾는다는 의미가 크다”라는 평가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단순한 휴가 일정으로만 봐 넘기기에는 예사롭지 않다”고 본다. “휴가기간에 지역 민심을 살피고 표밭의 저변을 넓혀 나가기 위한 행보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이 총리의 휴가지 선정에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도산서원과 임청각을 방문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도산서원에 갓을 쓰고 도포 차림으로 방문해 퇴계 이황 선생 위패에 참배하는 알묘를 진행했다. 문 대통령은 “이곳이 정조의 개혁정치가 시작된 역사적 현장”이라며 영남 개혁정신의 뿌리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상하이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石洲 李相龍) 선생 고택 임청각(臨淸閣·보물 182호)을 찾아 “안동이나 유교라고 하면 보수적일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는데, 이곳은 일제강점기 시대 독립운동성지로 혁신유림의 발생지라고 할 수 있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여권 핵심인사들의 TK행 발걸음이 최근 들어 분주하기는 마찬가지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의원 등이 지난달 29일 열린 제19회 봉화은어축제 개막식을 찾아 관계자들을 격려해 이목을 끌었다. 부인 최혜경 여사가 경북 포항 출신인 정 의장도 최근 대구·경북지역 방문이 부쩍 잦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는 민주당의 `동진 정책`과도 겹쳐져 지역 정가에서도 해석이 분분하다.

대구 북구을이 지역구인 홍의락 의원은 고향이 봉화다. 단순히 태어난 곳에서 펼쳐지는 문화·관광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정치인의 일정 중 비정치적인 것은 없는 터라 홍 의원의 개막식 참석 역시 그냥 넘어가기에는 예사롭지 않았다.

최근 민주당은 내년 지방선거를 대비해 TK지역 예상 출마자들의 얼굴을 알리기 위한 자리 챙겨주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달 말 경북 청송 출신 이재경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이 국회의장 정무수석비서관(1급 상당)에 선임됐다. 앞서 지난달 27일에는 허대만 전 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이 행정안전부장관 정책보좌관으로 임명됐다. 최근에는 오중기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이 청와대 정책실 선임행정관으로 내정됐다. 

김대중 정부시절 이후 두번째 시도되는 민주당의 `동진정책`이 과연 어떤 성과를 낼지 남은 시간은 불과 채 1년이 남지 않았다. 지난 2000년 제16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인 김중권, 민정당 출신 엄삼탁, 박태준 국무총리, 권정달 새천년민주당 부총재 등을 앞세워 의욕적으로 TK지역을 공략했으나 무위로 그쳤었다. 하지만, 최근 민주당의 지지율 추이로 보면 TK를 기반으로 하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방심해서는 안 되는 상황으로 급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안동/손병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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