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패배·당 지지기반 붕괴
친박 계파정치에 책임 물어
중산층·서민이 중심되는
`서민중심경제` 증진 지향
여야 “궤변” 일제히 비판

▲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이날 같은 시간에는 한국당 혁신위원회가 신보수주의를 기치로 한 혁신선언문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가 2일 혁신선언문을 발표했다. 당내는 물론 혁신위 내부의 반발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내놓은 한국당의 혁신선언문은 당의 새로운 가치로 `신보수주의`를 전면에 내걸었다.

이와 함께 대선패배와 당 지지기반 붕괴에 대해선 계파정치를 원인으로 진단, 사실상 당내 친박계에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자유한국당 류석춘 혁신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유한국당 신보수주의 가치의 깃발을 높이 든다”며 이 같이 밝혔다.

류 위원장은 이날 선언문에서 `신보수주의`를 분명히 하면서, “한국당은 철저한 혁신을 통해 분열된 보수우파 세력을 통합하고 자유민주 진영의 단합된 지지를 얻어 정권을 재창출하고 자유민주 통일을 이룩할 과제를 안고 있다”며 “이를 위해 혁신위는 `자유한국당 신보수주의` 가치의 깃발을 높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신보수주의는 부정부패와 반칙, 특권을 배격하고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는 법치주의에 기초해 경제적 자유를 추구한다”며 “경쟁에서 뒤처진 사람들도 함께 꿈을 이룰 수 있는 국가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서민중심경제`를 지향한다”고 덧붙였다.

서민중심경제에 대해선 “산업화 세대의 기득권은 물론 강성귀족노조 등 민주화 세대의 기득권도 비판하고 배격하는 혁신을 통해 중산층과 서민이 중심이 되는 경제를 활성화하고 서민복지를 증진시키는 데 주력한다”고 정의했다.

류 위원장은 당 지지기반 붕괴와 대선 패배와 관련해 “계파정치라는 구태를 극복하지 못하고 눈앞의 이익만 좇다가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잃고 급기야 야당의 하나로 전락한 참담한 현실을 맞았다”며 “한국당의 무사안일주의와 정치적 타락은 총선 공천 실패, 대통령 탄핵, 대선 실패라는 쓰라린 결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한국당의 혁신선언문을 둘러싼 진통은 여전했다.

한국당 혁신위원회 유동열 혁신위원은 이날 `서민중심경제`를 지향한다는 선언문의 내용에 반발해 혁신위원직에서 사퇴했다.

유 위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글을 통해 “제가 평생 지켜온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법치의 가치가 존중되지 않는 혁신을 할 수 없다”면서 “자유한국당이 서민중심경제를 지향한다는 것은 헌법적 가치 중 하나인 시장경제에 반하는 것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사퇴의 변을 대신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정당, 정의당 등 여야의 비판도 여전했다.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역사성이 결여된 것은 물론 구체적으로 어떻게 혁신을 해나가겠다는 것인지 비전도 전혀 없는 과거 회귀적 혁신선언문”이라고 지적했다.

바른정당 전지명 대변인은 “탄핵을 부정하고 혁신을 통해 환골탈태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한국당의)혁신 선언이 선언으로만 끝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정의당 추혜선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국당은 선언문 초입부터 1948년 건국설을 주장하며 헌법에 적시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전면 부정하고, 광장 민주주의와 같은 직접 민주주의가 위험하다는 궤변으로 촛불혁명을 폄훼했다”고 지적했다.

/박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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