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민 보기에 한국당은 실패한 기득권 세력”
보수가치 재정립 연속토론회
당 지도부 자성론 이어
참석자들 쓴소리 쏟아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에게서는 “한국당은 실패한 기득권 세력일 뿐”이라는 자괴감 섞인 발언도 나왔다. 하지만 홍 대표는 19일로 예정된 청와대 영수회담 불참을 고집하는 등 `대여 강경책`은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18일 자유한국당 여의도연구원과 보수성향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는 국회에서 `제2차 보수가치 재정립 연속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당 지도부의 자성론과 함께 참석자들의 쓴소리가 이어졌다.

홍 대표는 이날 축사에서 “한국당은 보수정당의 가치를 지키지 못했다. 가치가 아닌 이익을 추구하는 체질로 변질됐다”면서 “`그래도 보수는 능력이 있다`는 믿음마저 국정실패를 겪으며 무너졌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는 “지금 국민이 보기에 한국당은 실패한 기득권 세력일 뿐”이라고 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가장 큰 위기는 우리 자신에게 있지만 위기라는 말조차 무덤덤하게 받아들일 정도로 무기력해져 있다”며 “망망대해에서 나침반을 잃어버린 돛단배처럼 그저 파도에 몸을 싣고 떠도는 신세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대표를 겨냥한 발언도 나왔다. 발제자로 나선 동아대 박형준 교수는 “대선에서 참패한 후보가 바로 당대표가 됐다. 국민이 과연 정당성이 있다고 생각하겠느냐”며 홍 대표를 겨냥했다.

연세대 양승함 명예교수는 바른정당이 추구하는 개혁적 중도보수를 한국당이 추구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양 교수는 “보수가) 탄핵을 부인하거나 좌파 색깔론, 음모론을주장한다면 헌법적 제도를 부정함으로써 사회적 불안정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라면서 “보수의 우경화 내지 극우화 비판을 면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했다.

◇대여 강경책은 지속

한국당은 이날 자성론과 비판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강경책을 이어갔다. 특히, 홍준표 대표는 19일 청와대에서 예정된 영수회담 불참을 재확인했다.

한국당은 18일 출입기자들에게 “19일에는 홍준표 당대표 청주 수해지역 자원봉사 일정이 예정돼 있다”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19일은 문재인 대통령이 여야 당대표들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한 날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이유로 불참하겠다고 밝힌 홍 대표가 아예 서울을 떠나 있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한국당은 또 이날 `청와대 민정·정무수석실의 잇따른 문건 공개`와 관련, “5년 단임제 대통령제가 시행된 이래 5년마다 반복되고 있는 전 정권 비리캐기 정치 수사가 이 정권도 예외는 아닌 듯 하다”고 비판했다.

홍 대표는 이날 SNS를 통해 “5년마다 반복되고 있는 정치보복 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나 보다”며 이같이 적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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