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강훈포항시의원
포항시는 민·관합작으로 포항지역 항공사 설립을 위해 지난해 9월 사업파트너 모집 공고를 실시했다. 이에 따라, 올해 1월 포항시 소형항공사 설립 파트너로 선정된 동화컨소시엄은 `에어포항`이라는 정식 항공법인을 설립하고, 오는 9월부터 김포와 제주노선을 운행한다고 한다. 포항시는 중·장기적으로 울릉공항과 흑산도공항까지 노선을 개설할 계획이다.

지난해 항공대란을 겪은 이후, 교통오지인 포항에 하늘길이 늘어난다는 것은 시민들 입장에서 여러모로 편리할 것이다.

포항시민들이 제주도로 여행을 가게 될 경우, 지금은 대구나 부산으로 가서 다시 비행기나 선박으로 갈아타야 한다. 하지만 포항노선이 생김으로써 포항에서 제주도로 바로 갈 수 있다. 이는 시민들의 시간과 비용이 절약되고,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 서울로 가야 할 경우에도 선택권이 확대된다.

뿐만 아니라 국제도시로의 위상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 아울러 시민들의 교통선택권 확대 및 지역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국제공항과 여객기 취항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있어서는 전적으로 동감한다. 또한 포항공항을 기반으로 하는 지역항공사가 설립될 경우, 고용 등 여러가지 부분에서 포항시에 이익이 될 수도 있다고도 생각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과거 우리나라의 항공시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2개의 항공사가 이끌어 갔으나, 지난 2003년부터 생겨나기 시작한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등 저비용항공사가 현재는 6개에 달하고 있다.

포항공항이 수요가 충분하고 수익성이 있다면, 이처럼 많은 항공사들 중에 1개라도 포항공항에 취항했을 것이다. 기존 항공사들이 취항하지 않는데는 수요부족 등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기존 항공사가 취항하지 않아 포항시가 민·관합동으로 설립하고자 하는 소형항공사에도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 `포항에어`가 취항을 준비 중인 제주공항은 수용능력이 연간 2천600만명이나 `2016년 제주공항 항공수송 실적`에 따르면 2천970만명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의 포화상태인 셈이다.

결국 제주공항에 포항에어가 취항한다면 시민들이 요구하는 시간대 슬롯 배정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운항시간대가 좋지 않을 경우 수요가 충족되지 않고 또한 수요부족을 이유로 항공사도 취항을 꺼리게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둘째, 흑산도공항은 2020년 개항을 목표로 추진 중에 있고 울릉공항은 2022년 개항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하지만 울릉공항과 흑산도공항이 계획대로 추진된다고 하더라도 최소 4년 이상이 소요될 예정이다. 특히, 흑산도공항의 경우 입찰가격 문제로 세차례나 유찰되어 당초 예정보다 공기가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셋째, 김포공항의 경우 대한항공이 하루 2회 운항 중이나, 적자운항으로 인해 연간 10억원의 손실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포항에어의 김포노선 신규 취항으로 인해 기존 항공사에서 운항을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소탐대실(小貪大失)이 될 수도 있다.

필자는 시민들의 교통 편의성 증대를 위해 항공사 유치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전망의 불투명성을 무릅쓰고 항공사에 출자를 진행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며 또 다른 운항손실보조금 지급이라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을 것이다.

소형항공사 설립은 울릉공항과 흑산도공항 및 제주 제2공항의 추진상황을 지켜보아야 한다. 그리고 조금 더 충실히 사업타당성에 대해 검토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저비용항공사들의 노선확장, KTX 증편, 대한항공 운항 재개 등 현실여건이 많이 변화된 현 시점에서 사업타당성 재조사를 포함하여 공청회 등 시민들의 의견수렴 등을 거쳐 신중히 추진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