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의호<br /><br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최근 유명인들의 자살 소식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유명 연예인, 기업인에 이어 행정가 등 직종을 가리지 않고 자살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고 있다.

지난 주에도 유명기업의 부회장, 그리고 지역의 수장으로 오랫동안 지역민과 함께한 행정가, 이런 분들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우리 곁을 떠났다.

우리 곁을 보면 지인 중 한, 두명은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경우를 본다. 필자의 오랜 친구들도 기업의 사장, 중소도시의 시장, 과학기술분야의 연구원장 등 한 조직의 수장을 하다가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경우를 보았다.

한국에서만 연간 1만명이 넘는 숫자가 매년 자살을 한다고 한다. 이는 하루 30명이 넘는 숫자이며, 교통사고 희생자보다 두배나 많은 숫자이다.

왜 자살을 하는가? 많은 자살들이 충동 자살 또는 모방자살이라는 보도도 있다.

심정적으로 충동을 이기지 못하거나 주변의 자살을 보면서 모방적 심리가 작동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몇 년 전 유명한 여자 TV 탤런트가 자살한 이후 그 탤런트와 관련된 가족들이 연속적으로 몇 년 사이에 자살하는 가운데 탤런트의 매니저까지 자살하는 사건이 있었다.

유명인들이나 지인의 자살을 모방하는 자살과 관련해 `베르테르 효과 (Werther Effect)`라는 단어가 있다.

`베르테르 효과`는 독일의 대 문호 괴테의 작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연유하였다고 한다.

감수성이 풍부하고 재능 있는 젊은 법률가로서 약혼자가 있는 롯테라는 아름다운 처녀를 알게 되어 깊은 사랑에 빠지는 베르테르는 롯테가 결혼하자 그 슬픔을 참을 길이 없어 권총으로 자살하고 만다는 비극적인 이야기이다.

이 당시 이러한 베르테르의 모습에 연민을 느낀 당시의 젊은 세대들이 베르테르의 죽음을 모방하여 자살이 급증하였다고 하여 유럽의 일부 지역에서는 책의 판매를 중단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베르테르 효과`라는 용어가 나오게 되었는데 유명인이나 자신이 존경하던 인물이 자살을 하는 경우 그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하여 자살을 시도하는 현상을 뜻하게 되었다.

이 베르테르 효과는 특히 현대사회의 미디어 매체가 급격히 발전하면서 유명인들의 자살 소식이 순식간에 다량으로 확산되기 때문에 더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듯하다.

충동자살까지 포함한 확장 베르테르 효과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자살을 하는 분들에게 묻고 싶은 건 자살은 결코 해결책일 수도 없고 남은 가족에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을 준다는 것이다. 우선적으로 경제, 사회, 교육, 정치 등에 책임을 지고 있는 분들은 그러한 분야에서의 오랫동안 맡아온 책임을 자살로 마감해서는 결코 안 된다.

그건 모두가 함께 짊어지고 해결해야 할 과제인 것이다. 책임질 일이 있으면 지고 해결해야 할 일이 있으면 함께 해결해야 한다. 그것이 그러한 직분을 가진 이들의 책임이고 윤리이다.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것이 남은 가족의 고통이다.

자살로 본인의 고통을 일부 덜 수는 있겠지만 남은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가져올 고통을 생각한다면 결코 자살은 해서는 안 될 행동이라고 충언하고 싶다.

가족을 잃은 분들, 특히 자살로 가족을 잃게 되는 경우 가족들의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 통곡의 눈물을 흘릴 남은 가족들은 평생을고통 속에 살아가게 된다.

자살을 막지 못했다는 자책감은 더 그들을 힘들게 할 수 있다. 사회적 책임과 가족들을 생각할 때 결코 자살은 선택이 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