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수 환

나뭇잎에 물방울이 맺혀 있다

나뭇잎의 손금을 보다가 눈물 흘리고 있다

방울새 한 마리가 멀찍이 앉아 물방울 지키고 있다

며칠 후 물방울은 홀아비 방울새의 아들을 낳을 것이다

고요한 평화경 하나를 보여주고 있다. 시인은 비록 자연물일지라도 존재 양태를 가진 사물들은 일정한 관계 속에서 존재하고 소극적으로 혹은 적극적으로 서로에게 반응하며 존재한다는 것을 일러주고 있는 것이다. 나뭇잎에 맺힌 물방울과 그것을 멀찍이서 지켜보고 있는 방울새도 이러하거늘 하물며 만물의 영장인 인간의 삶이 말 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부지불식간에 우리네 한 생도 수많은 관계 속에서 이뤄지고 있음을 깨닫게 하는 시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