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왕 노

고맙다 파란만장아

네가 아니면 어떻게 그렇게 출렁였고

네가 아니면 어떻게 그렇게 슬퍼했겠고

네가 아니면 어떻게 그렇게 아파했겠고

네가 아니면 어떻게 그렇게 헤매다가

꽃을 보고 새를 만나고

그 먼 강둑에 앉아 흐르는 강물을 보았을까

파란만장하니 인생이다

파란만장하니 노래한다

파란만장하니 사랑한다

파란만장하니 그립다

파란만장아 고맙다, 파란만장하니 고맙다

한 생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나름대로의 파란만장은 있을 것이다. 시인은 그 힘겹고 고통스러운 삶의 과정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오히려 그 시련의 순간들이 생을 힘차게 움직이는 원동력이 됐다고 고백하고 있는 것이다. 깊이 동의하고 싶은 것이다. 눈이 많이 오고 차가운 겨울을 보낼수록 그 다음 해 봄은 더 생명력 넘치게 열리고 풍성한 생명의 계절을 맞이하는 자연에서처럼 우리네 인생에도 시련이 깊을수록 더 나은 삶의 국면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리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