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옥 관
길의 등뼈
인도 한가운데 우둘투둘 뼈마다
샛노랗게 뻗어 있다
등뼈를 밟고
저기 저 사람 더듬더듬 걸음을 만들어내고 있다
밑창이 들릴 때마다 나타나는
생고무 혓바닥
거기까지 가기 위해선
남김없이 일일이 다 핥아야 한다
비칠, 대낮의 허리가 시큰거린다
온몸 핥아야할 뼈마다
내 등짝에도 숨어 있다
우리는 끝없이 걷는다. 시인은 걷는다는 행위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길의 등뼈라는 표현은 길이라는 실존을 인정하면서 장애인의 걷기와 자신의 삶의 길 걷기를 연민의 눈으로 풀어내고 있다. 온 힘과 마음을 기울여 걷는 장애인들의 길 걷기에서 수월하게 대충대충 걸으며 살아가는 우리네 삶의 길 걷기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이 시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된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