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하 빈

겨울 금호강에서 그에게 편지를 썼다

등에 업혀 새록새록 잠들다가

어두운 강물 속으로 사라져간 개밥바라기

하얗게 얼어붙은 강 어귀에서

모닥불 지펴놓고 그를 기다렸다

한참 뒤, 폭설 내려와

강의 제단에 바쳐지는 눈발 부둥켜안고

모래톱 돌며 제를 올렸다

눈 그친 서녘 하늘에 걸린 초롱불 하나

어린 아이의 죽음에 대한 가슴 아픈 심정을 풀어내는 눈시울이 뜨거워져 오게 하는 시다. 그를 위하여 제를 올리며 어두운 강물 속으로 사라져간 어린 영혼은 소멸이 아니라 서녘 하늘에 떠오르는 초롱불 하나로 부활한 것이라 믿으며 엄청난 슬픔을 극복하는 시인의 따스한 마음이 매우 감동적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