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용 락
그리고 막노동판의 삽자루처럼 굴러다녔다
마침내 그는 눈을 떴다
월사금 미납으로 교실에서 쫓겨나
운동장 한귀퉁이에서
나무꼬챙이로 땅그림을 그리며 울던
아프고도 아련한 기억은
이제 더 이상 추억이 아니다
그는 그린다 조각도로 파고
먹으로 찍고 붓으로 칠하기도 하면서 밤을 새운다
거친 손과 강철 같은 근육질의 정서로
노동자계급의 영혼을
한 화가의 암울했던 어린 시절과 그 힘겨웠던 시간들을 극복하고 이제는 어엿한 화가로 우뚝 선 인간승리의 서사를 잔잔한 감동과 함께 읽는다. 시인이 살아가는 시대는 가진 것 없는 노동자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기엔 그리 녹록지 않은 자본의 시대다. 시인은 정하수라는 한 화가의 인생역정을 소개하면서 시인이 줄기차게 추구하고 염원해오는 사람다움이 물결처럼 흐르는 세상을 염원하고 기다리고 있음을 웅변하고 있음을 느낀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