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용 미

무언가 돌이킬 수 없는 운명적인 겹침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너는 잘 견뎌내었다 물리적으로 먼 거리는 때로 심정적으로

가까운 거리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그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달은 지구의 주위를 빙빙 돌며 지켜보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 위해

고투하는 그들의 모습이 약간은 아름다웠다

도저히 만날 수 없는 운명적 거리를 지구와 태양의 거리와 일식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다. 시인은 달의 시선으로 지구와 태양을 바라본 느낌을 그리고 있다. 온전히 만날 수도 영원히 헤어져 있을 수 밖에 없는 가슴 아픈 사랑에 대해, 우리네 한 생이 그렇게 점철되어간다는 것을, 그 한스러운 운명적 사랑에 대해 담담하게 다가서고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