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용일<br /><br />포항문화원장
▲ 배용일 포항문화원장

영일지역은 일본 태양(일월)신화의 요람으로서 연오랑세오녀 일월신화의 일본 이동의 출발지가 되어 일본 소국의 개국신화로 정착하게 된 것으로 생각된다. 연오랑과 세오녀가 이즈모(出雲)를 중심으로 한 산음(山陰)지역 변읍의 왕과 왕비가 되었다고 추정되는 것은 `일본서기`와 `고사기` 등 일본 사서의 `스사노오노미코도의 출운천강설화(出雲天降說話)`와 아메노히보코(天日槍)의 도일설화 속에 나타나는 내용과 기본 구조를 같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흔히들 신화시대를 제정일치사회라고 칭한다. 이 신화의 구조를 종합할 때 연오랑세오녀가 근기국의 유력한 인사 특히 일월신제와 농경제의를 주재했던 제사장으로 생각된다. 연오랑세오녀 일월신제는 처음에는 삼족오태양숭배의 일월신제에서 출발했으나 선사시대부터 국토방위를 위한 성격이 첨가되고 후대로 오면서 점차 농경제의(農耕祭儀)와 습합(褶合)되어 신라시대에는 천제의 국가행사로 국태민안(國泰民安)의 제의로 뿌리를 내렸으며, 국가 제일(祭日)도 매년 원단(元旦)과 파종·수확기인 봄·가을 2~3회로 지내왔던 것으로 추정된다.

넷째, 연오랑세오녀 일월신화는 `동해 바닷가에 사는 해와 달의 정(精)인 연오랑세오녀가 바위를 타고 일본에 건너가 그곳의 왕과 왕비가 되었다.`는 도일(渡日) 건국 사실이 자연환경의 지역성과 고대 신라왕국 성립기의 역사성을 토대로 상징화된 것이다. 즉, 당시 전개되었던 근기국(勤耆國)의 신라로의 편입, 선진문화의 일본전파(직조기술, 제철기술 등) 및 신라와 일본과의 문물교류를 반영하는 역사적인 사실을 신화화한 것으로 추단된다.

다섯째, 오랜 세월을 거치며 포항의 역사와 문화 저력이 되었던 일월정신(포항정신)은 포항이 역사의 시련과 위기 때마다 시대적 과제를 달성해 온 포항의 생존과 발전의 원동력이었다.

포항문화 정체성의 고향이며 포항정신의 뿌리인 일월신화와 일월사상은 온누리를 밝히는 광명정대 사상으로서 홍익인간의 이념을 표방한다. 즉, 포항인의 신앙이며 사상이며 꿈과 희망으로서의 성격을 갖는다. 광명정대 사상(일월사상)은 구체적으로 희망, 충절, 개척, 화합, 근면, 부부사랑을 함축하는 일월정신(포항정신)의 요람이다.

21세기 문화산업시대를 맞아 연오랑세오녀 일월신화와 일월사상을 브랜드화하여 현대적으로 계승 발전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요약하면 △학술적이고 과학적인 문화재 발굴, 문화유산의 보존 및 문화발전에 대한 계기적 연구 수행 △이를 바탕으로 한 향토문화의 자생력 양성 △이 분야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지역 대학의 인문·예술 관련 학과 개설 △가칭 `일월박물관` 설립 △한국과 일본 태양신화의 요람인 포항이 삼족오 일월신화를 브랜드화 △일본 신화의 도시(出雲, 松江, 隱岐)와 자매결연·민관교류 등이다.

고조선과 고구려의 국가 브랜드인 삼족오의 세발이 삼신(환인, 환웅, 단군)을 상징한 것이라면, 현대 포항 삼족오의 세발은 선진 첨단과학문화관광도시로의 도약을 상징하는 세발, 즉 3S(Sun, Steel, Science, 또는 Sightseeing)가 될 것이다. 연오랑세오녀 일월신화의 고장(과거), 영일만 포스코의 철강신화의 도시(현재), 꿈과 희망의 첨단과학문화관광신화의 도시(미래)를 상징하고 있다.

포항은 `삼족오태양의 도시` `일월신화의 도시`다. 포항은 고대국가 형성기에 연오랑세오녀가 신라의 빛을 회복하고 신천지를 개척하여 제1의 영일만 신화를 창조했다. 또 근래 1968년 이후 포스코의 설립으로 제철보국의 한국 근대화를 이룩하여 제2의 영일만 신화를 재창출하였고, 바야흐로 지금부터 꿈과 희망의 도시 첨단과학문화관광도시, 글로벌 포항을 향해 포항시민은 화합의 손을 잡고 제3의 영일만 신화에 도전, 점화할 때이다.

`아무리 하늘이 주는 때라 하여도 지리적 환경의 이로움만 못하고 아무리 지리적 환경의 이로움이 좋다 하여도 인심(人心)의 화합보다는 못하다`(孟子曰 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는 맹자의 잠언(箴言)을 새겨, 광명정대의 일월사상으로 포항시민의 화합을 이루어 `제3의 영일만 신화` 창출이 앞당겨지길 축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