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병구K-water 포항권관리단장
지난해부터 계속된 가뭄으로 전국적으로 물 부족이 심각하다. 올해는 대부분의 태풍이 한반도를 비껴가고 비가 적은 마른 장마가 이어지면서 강수량이 예년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금강 수계 보령댐의 저수율은 사상 최저인 22% 수준으로 충남 서북부 8개 시군에 대한 제한급수가 8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당면한 물 부족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물 절약에 국민 모두가 동참하는 것이 시급하다.

지난 4년간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는 지역 내 물 사용량을 25% 줄이는 목표를 제시하고 `가뭄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각 지자체에 절수 목표량을 할당하고, 목표 미달 시에는 지자체와 주민에게 거액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에 시민들이 잔디정원을 줄이고 절수형 수도꼭지나 변기를 사용하는 등 절수노력을 실천한 결과 당초 목표를 넘어 물 사용량을 27%나 절감할 수 있었다. 저수지의 물 증발을 막기 위해 자외선 차단용 고무공인 `그늘공(shade ball)`을 수면에 뿌리는 기발한 방법을 동원하기도 했다.

가뭄에 취약한 우리나라도 절수의 실천이 필요하다. 주민들의 가뭄에 대한 인식 재고와 자발적 절수 참여가 이뤄져야 하며 공장, 학교 등 대규모 수용가도 절수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물 절약 방법에는 △절수용 수도꼭지 설치하기 △칫솔질 할 때 물 컵 사용하기 △비누칠 할 때 샤워기 틀어놓지 않기 △빨랫감 한꺼번에 모아 세탁하기 △설거지 할 때 설거지통 이용하기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특히 수도관 노후화로 귀중한 수돗물의 20~30%가 땅속으로 새고 있는 지자체는 수도관의 교체와 개량을 통한 누수율 감소가 절실히 요청되는 상황이다.

나아가 하천을 비롯한 물 관리 전반을 통합적 관점에서 개선하고 물 관리 시스템을 보다 스마트하게 바꿔야 한다.

유역 전체를 하나로 통합 관리해 홍수와 가뭄 등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남는 지역의 물은 부족한 지역에 나누는 등 지역 간 물 불균형을 해소하는 `통합 물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최근 금강 백제보와 보령댐을 연결하는 20.5km의 관로를 신설해 금강 물을 활용한 가뭄 해결방법을 찾은 것이 `통합 물관리`의 좋은 사례이다.

아울러 수자원정보 통합관리 시스템을 고도화해 전체 유역의 물 배분, 시설 간 연계 등 의사결정을 실시간으로 지원할 수 있는 효과적 재난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더불어 지역 특성에 맞는 물 그릇의 확대가 필요하다. 홍수기에 가두지 못하고 바다로 흘려보내는 물을 담을 수 있는 중·소규모 댐과 저수지를 추가로 건설해야 한다. 지역적으로 수원 확보가 가능한 적지를 찾아 전문가, NGO 지역주민의 충분한 토론과 공감을 거쳐 순차적인 건설이 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도서·해안지역의 해수담수화시설이나 지하수 댐과 같은 대체수자원 개발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향후 당분간은 충분한 비를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와 K-water가 가뭄 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국민 모두가 물 절약을 위한 창의적 아이디어와 실천 노력으로 가뭄 극복에 적극 동참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