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인 수

새는 자꾸

소리가 오는 쪽의 중심에 앉는다

탱자나무 가지에서

가지 사이로 이어지는 새의

신경의 올은 팽팽하다

바람 소리 거칠게 찢어진다

하늘은 거칠게 찢어진다

달빛도 거칠게 찢어진다

새 때문에 그렇다

거친 나무 속에서 내다보는….

예민하게 감각을 세우고 살아가는 새의 생태를 관조하면서 인간을 얘기하고 있다. 거친 나무 속에서 신경의 올을 팽팽하게 세우고 사는 새들처럼 우리도 험난하고 힘겨운 삶의 현장에서 예민하게 감관을 열고 살아가고 있다. 바람소리도 하늘도 달빛도 거칠게 찢어지듯이 우리네 삶 가운데도 그러한 힘겨운 고통의 시간들은 다가오는 것이다. 우리 자신이 그런 시련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리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