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호 승

꽃이 진다고 아예 다 지나

꽃이 진다고 전화도 없나

꽃이 져도 나는 너를 잊은 적 없다

지는 꽃의 마음을 아는 이가

꽃이 진다고 저만 외롭나

꽃이 져도 나는 너를 잊은 적 없다

꽃지는 저녁에는 배도 고파라

꽃이 진다는 자연현상 앞에서 시인은 우주적 질서 앞에서 순응하고, 좀 더 나아가 영원에 이르는 어떤 법칙이랄까 현상을 발견하고 있다. 비록 낙화의 슬픔과 외로움, 우수에 찬 심정을 맛보지만 거기에 주저앉아 절망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해와 달이 다시 떠오르듯이, 다시 꽃은 피어날 것이고, 잊을 수 없는 사랑도 다시 회복 되리라는 확신을 버리지 못하고 있음을 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