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해 자

새벽녘 월미도

바다는 어머니 황색 저고리

눈발 사이 언뜻언뜻 남빛 치마폭 휘날리고

어느새 불빛 가득한 목포항구

박하사탕 문 아이 오도마니 서 있네

서해 끝에서 서해 끝으로

떠도는 몸 철야 끝 달려온 월미도

오래 전 어머니 긴긴 철야에 밥줄 매단

육 남매 시퍼런 목숨처럼 파도 밀려오네

끼룩대는 배고픈 갈매기 소리 사이

밤새 윙윙대던 기계 소리 사라지지 않네

노동현장에서 뜨겁게 시를 써온 노동자 시인 김해자의 시에는 치열한 투쟁의 목소리보다는 치유와 싸맴의 따스한 정신이 묻어난다. 철야 노동을 마치고 찾아간 월미도는 품어주고 상처받은 영육을 싸매주는 어머니의 품이다. 푸근히 안기고 싶은 사랑의 가슴인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