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형 준

공중(空中)이란 말

참 좋지요

중심이 비어서

새들이

꽉 찬

저곳

그대와

그 안에서

방을 들이고

아이를 낳고

냄새를 피웠으면

공중이라는

뼛속이 비어서

하늘 끝까지

날아가는

새떼

공중은 비어 있으면서도 무엇인가가 꽉 차 있다는 인식에서 이 시는 시작된다. 비어 있으면서도 꽉 찬 공간에서 알콩달콩 사람 사는 일들을 하고 싶다는 욕망은 무거운 무게를 부둥켜안고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러면서 시인은 상반되게도 뼛속이 비어서 하늘 끝까지 날 수 있는 새를 부러워 하고 있다. 욕망을 버림으로 가능한 일이다. 우리는 이 시를 읽고 어느 것에 더 마음이 가는 것일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