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강 산

변두리 마을에서나

어둠의 모퉁이에서나

불 끄고 조용조용 잠드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닌

이름 없고 집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닌

일반 독자든 전문 문인이든

읽어서 좀 잔인하게 느껴질 만큼의 특별한 것

모난 돌이 정에 맞듯

그래서 눈길이 가고 손길이 닿는

그런 시를 써야 한다

쉽고 편안한 시 쓰기에 대한 반성이 나타나 있지만 실상은 시인의 현실 인식에 대한 성찰이 강하게 비쳐져 있는 시다. 새로움을 찾거나 독자들을 매혹적으로 감동시킬 수 있는 창작보다는 쉽고 안일한 제재를 골라 글을 써온 글쓰기에서 벗어나 긴장이 들어있고 탄력이 있는 시를 쓰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현실 인식도 그렇게 해야겠다는 결의가 나타나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