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종 권

이제 떠나는가 밤배가 되어

저 바다에 붉은 까치놀이 떠들어와

뱃머리 탕탕 쳐서 시간을 재촉할 때

막소금같이 얼어붙은 눈물

허공에 흩뿌리고

그 흔한 사랑의 노래 한 가락도

손 흔들어 불러 보내는 사람이 없고

젖은 불빛마저 끊어져 사라져버린

배고프고 목마른 부두

쓸쓸한 한 세상의 겨울바람 끝에서

그대 떠나는가 눈앞을 가리우는 어둠 속으로

쓸쓸한 한 세상의 겨울바람 끝에서 기어이 밤배를 타고 떠나는 사람에 대한 추모의 정이 베인 작품이다. 뜨겁게 일렁이며 살아온 시간들도 있었지만 막소금 같이 얼어붙은 눈물을 허공에 흩뿌리고 가버리는 사람, 그 흔한 사랑 노래 한 가락도 얹어보낼 이가 없는 쓸쓸한 세상을 등지고 짙은 어둠 속으로 가버리는 망자에 대한 통한과 그리움이 시 전체에 깔려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