⑶ 삼척의 삼대(三代) 공원을 가다
-강릉에서 삼척·영덕·포항·감포 대왕암까지

▲ 삼척 바닷가 `수로부인` 헌화공원의 초대형 대리석 조형물.
▲ 삼척 바닷가 `수로부인` 헌화공원의 초대형 대리석 조형물.

수로부인 헌화공원

강원도 삼척시(三陟市)에는 특수한 삼대(三大) 공원이 있다. 수로부인(水路夫人) 헌화공원과 장미공원, 그리고 해신당(海神堂) 공원이다. 모두 역사와 얽히는 특수한 공원이다.

우리나라 역사책 `삼국유사` 수로부인 대목에 등장하는 신라 최고의 미인이, 당시 강릉 태수(太守)의 아내 수로였다.

 

▲ 삼척 바닷가의 백년 묵은 적송(赤松) 나무에 기대어선 이영희 교수.
▲ 삼척 바닷가의 백년 묵은 적송(赤松) 나무에 기대어선 이영희 교수.

당시의 수도 경주(즉 서라벌)에서 강릉까지 머나먼 길을 아내를 동반하여 애써 간 것은, 아내 즉 수로부인이 제사장(祭祀長)직을 맡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제철(製鐵)작업을 하기 전에 올릴 화입(火入) 제사의 제사장(祭祀長)은 반드시 여성이 맡고 있었다.

 

▲ 도루묵과 도라지를 버무린 고추장 비빔.
▲ 도루묵과 도라지를 버무린 고추장 비빔.

수로부인은 뛰어난 미인이었다. 따라서 험한 바닷가 길을 가면서 수로부인은 여러차례 유괴를 당했다. 바다를 가던 큰 배의 선장이나, 산중의 제철 우두머리에게 납치되어간 적도 여러차례 있었다. 그때마다 나타나 수로부인을 구해 준 노인 하나가 있었다. 그가 산꼭대기의 꽃을 꺾어 수로부인에게 바친 노인이다. 진달래꽃과 함께 그 노인이 수로부인에게 바친 노래 `노인 헌화가`는 신라 향가(鄕歌) 중의 하나로 유명하다.

 

▲ 곰치에 묵은지를 넣어 끓인 해장국.
▲ 곰치에 묵은지를 넣어 끓인 해장국.

삼국유사에 의하면 수로부인은 동해 바다의 용에게 납치돼 갔었다고 한다.

용궁에서 며칠 지내다 돌아온 수로부인에 의하면, 그곳은 아주 향기롭고 음식도 매우 맛있었다고 한다. 수로부인을 납치해갔다가 풀어준 `용`은 당시 만주와 연해주(沿海州) 일대에 나라를 세우고 번성했던 발해국의 고위 관료였었던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당시 발해는 왜(倭)와 빈번히 교역(交易)하고 있었다.

 

▲ `삼국유사` 권2 이이편에 나와있는 `수로부인`조의 내용.
▲ `삼국유사` 권2 이이편에 나와있는 `수로부인`조의 내용.

삼척시 원덕읍 임원리 산 323-1번지 일대 바닷가에 세워진 헌화공원 수로부인상은 세계 최초로 천연오색 대리석으로 제작된 조형물이라 한다.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 동상의 1.5배 크기. 삼척시가 긍지를 가지고 제작한 기념물이다.

 

▲ 삼척 바닷가 솔밭 레일 바이크길.
▲ 삼척 바닷가 솔밭 레일 바이크길.

세계 최대의 장미공원

삼척시 오십천(五十川) 둔치에 세계 최대의 장미공원이 있다.

약 8만5천㎡ 규모의 땅에 220종, 16만주(株), 약 1천만송이의 장미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향기로운 공원이다. 맨발공원, 자전거길, 인라인스케이트장, 바닥분수 등의 시설도 마련되어 있어, 5월 10일부터 11월 20일까지 낭만적인 사랑의 공간을 제공해 주고 있다.

참고 삼아, 장미의 색깔별 `꽃말`을 소개한다.

빨간 장미- 사랑·열정

하얀 장미- 존경·순결

분홍 장미- 사랑의 맹세·행복한 사랑

노란 장미- 질투·완벽한 성취

주황 장미- 수줍음·첫사랑의 고백

보라 장미- 영원한 사랑

이들 각종 장미 재배의 역사는 멀리 고대 이집트 바빌로니아 페르시아 등 여러 지역에서 여러 종류의 장미가 재배되었다는 사실을, 벽화나 각종 기록에서 알 수 있다. 장미가 본격적으로 사랑받기 시작한 것은 로마시대 상류계층의 장식용으로 쓰이기 시작했을 때부터이다. 사계절 피는 유럽 장미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세기 초 나폴레옹이 패권을 쥔 후의 일이다. 특히 대륜장미가 등장한 것은 나폴레옹이 패권을 잡은 후의 일이다. 이 혁명적인 개량종은 유럽 원산의 장미에 동양과 중동의 장미를 교접시킨 것으로, 현대의 수많은 화려한 장미의 시초가 되었다 한다.

삼척장미 공원은 공원 전체가 금연구역이다. 공원 내에 오토바이 자동차는 출입할 수 없으며, 데리고 온 애완동물은 반드시 목줄, 입마개를 해야 한다.

 

▲ 해신당공원의 남근 민속촌 전시품 모습.
▲ 해신당공원의 남근 민속촌 전시품 모습.

남근(男根) 조각 모은 해신당(海神堂)공원

삼척은 동해안에서 유일하게 남근(男根) 숭배 민속이 전해져 온 고장이다. 이 고장 신남마을에 해신당(海神堂)과 어촌(漁村)민속 전시관, 성(性)민속공원이 세워져 있다.

남근 모양의 나무조각(彫刻)을 숱하게 모아 바닷가 산언덕위에다 전시하고 있는 이색적인 공원이다. 더러는 여성 성기와 남성 성기가 어울어져 있는 형상도 보인다.

언덕 기슭 모퉁이에 입장권 파는 오막집이 있다. 어른 3천원, 노인 1천500원. 평일인데도 적지않은 남녀 관람객이 표를 사고 언덕에 오르고 있다.

작품은 매우 구체적이다. 목질(木質)이 단단하고 적갈색인 것으로 미루어 적송(赤松)으로 조각한 듯하다.

옛날, 신남 마을에 결혼을 약속한 처녀 애랑과 총각 덕배가 살고 있었는데, 처녀가 홀로 애바위에서 해초를 따고 있었는데 풍랑으로 목숨을 잃었다. 그후 이 마을 바다에서는 고기가 잡히지 않았다. 마을사람들은 죽은 처녀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실물 모양의 남근을 만들어 제사를 지냈더니 그 후 고기가 많이 잡히게 됐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지금도 이 마을에서는 해마다 정월 대보름날과 10월 5일에 남근을 깎아 매달아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바닷가의 신당 해신당(海神堂)에는 처녀 애랑의 신상(神像)이 호젓이 걸려 있다.

 

▲ 해신당공원의 여성 해신을 모시고 있는 신당.
▲ 해신당공원의 여성 해신을 모시고 있는 신당.

바닷가 솔밭은 레일 바이크 길

삼척 바닷가, 소나무 거목이 우거진 철길은 레일 바이크 오솔길이다. 남녀 한쌍의 아베크족들이 바이크를 열심히 굴리며 철길을 달린다.

일찍이 삼척시 궁천에서 용화로 오가던 삼척탄광의 연탄 채굴길을 레일 바이크 길로 고쳐지어 놓은 것이다.

철길을 따라 눈부신 감청색 바다가 흰물살과 함께 굽이쳐 이어져 있었다.

 

▲ 남근을 모시고 있는 해신당공원의 신사 자리.
▲ 남근을 모시고 있는 해신당공원의 신사 자리.

삼척 부두의 곰치국 별미

 

▲ 이영희 교수
▲ 이영희 교수

어선으로 붐비는 삼척 부두는 `곰치 부두`다.

이곳의 별미인 곰치국은 `곰치`라는 삼척 앞바다산 생선을 묵은 김치를 넣어 끊여 먹는 매운탕이다.

담백하고 개운한 해장국의 일종이다. 부드러운 곰치 살맛이 묵은지와 어울려 산뜻하고 고소하다. 도루묵과 도라지의 고추장 비빔이 곁들여져 나왔다.

/글·이영희(작가·전 포스코인재개발원 교수) 사진·이창훈(명스튜디오) 캘리그래피·제일커뮤니티

    이영희(작가·전 포스코인재개발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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