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108번 시내버스 기사
멋대로 車돌리고 지연운행
이용객들 “너무 괘씸” 분통
회사측 경징계처분에 그쳐

승객들의 불편을 고려하지 않고 시내버스를 마음대로 회차한 운전기사가 결국 전직의 징계 처분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포항의 북구 양덕동~시외버스터미널~유강~지곡 노선 108번 시내버스를 운행하던 한 버스운전기사.

그는 지난 2월 3일과 5일 별다른 이유 없이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수많은 시민들을 지나치고 제멋대로 차고지인 양덕 종점으로 버스를 돌려 버렸다.

영문을 몰랐던 시민들은 하염없이 버스를 기다리다 같은 노선을 운행하는 버스가 와서야 자신의 목적지로 향할 수 있었다.

그의 이같은 근무 태만은 지난 2월 이틀 동안에만 일어난 일이 아니었다.

신안여객 관계자는 “평소 1시간이면 걸릴 거리를 운행하며 1시간 50분 동안이나 버스를 지연 운행하는 등 말썽을 부려왔다”며 “영업소장과 회사 측도 설득에 나섰지만 `소귀에 경 읽기`였다”고 말했다.

또 그의 태만한 근무 행태는 동료들과의 분쟁도 불러왔다.

그와 같은 노선을 운행하는 한 기사는 제시간에 맞춰 버스를 운행했지만 승객들은 “왜 이렇게 버스가 안 오나” “버스 운행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냐”며 불만을 쏟아내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콩나물시루 같은 만원버스에 올라탄 승객들까지 더해져 애꿎은 다른 기사가 스트레스를 떠안아야 했기 때문에 동료들과 사이가 좋을 수 없었다.

이에 신안여객 측은 3월 징계를 내려 4월 1일 해당 버스운전기사를 양덕 종점에서 문덕 종점으로 근무지를 이동시키는 `전직`의 경징계 처분을 내렸다.

평소 시내버스를 이용해 출퇴근 하는 박모(32·포항시 북구)씨는 “늦은 시간에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 입장에서는 괘씸하기 그지 없는 일”이라며 “시민의 발 역할을 하는 시내버스 기사의 별다른 이유 없는 임의 회차는 명백한 잘못이며 다른 기사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시내버스는 버스의 연료가 많지 않거나 고장이 날 것으로 예상될 경우 차고지로 공차회송을 할 수 있으나 이 경우 버스에 탑승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경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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