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순례
죽도동 `동원`

▲ 한그릇에 7천원인 야끼우동. 매콤한 양념에 각종 해산물과 야채를 넣고 센 불로 조리해 칼칼하면서 달짝지근한 맛이 특징이다.
▲ 한그릇에 7천원인 야끼우동. 매콤한 양념에 각종 해산물과 야채를 넣고 센 불로 조리해 칼칼하면서 달짝지근한 맛이 특징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사연을 품고 살아간다. 음식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먹기 위한 대상으로만 보기에는 꽤 구구절절한 스토리를 담고 있다. 각각의 요리에 담긴 내력을 추적하다보면 역사와 문화를 넘어 그 속에 담긴 지혜와 배려까지 마주치게 된다.

자장면과 짬뽕에 이어 중국집의 대표적인 면 요리로 꼽히는 `야끼우동`의 내력은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구지역의 화교 요리사였던 장유청씨는 중국식 볶음우동을 한국인들의 입맛에 맞게 개발하고자 고심한 끝에 생강 대신 마늘과 고춧가루를 넣고 해산물과 야채까지 곁들여 야끼우동을 완성했다. 특히 대구 사람들의 맵고 짠 입맛을 사로잡아 `대구 10미(味)`에도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북구 죽도동의 중화요리전문점 `동원`은 원조 야끼우동을 보다 덜 맵고 덜 짜게 만들어 `포항판 매운 우동볶음`을 자랑한다. 이 집의 단골인 중·장년층의 입맛을 고려해 요리 속 자극적인 맛은 줄이고 담백함을 더해 조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 북구 죽도동의 중화요리전문점 동원. 자장면과 짬뽕 등 기본적인 면 요리에서부터 코스요리까지 맛볼 수 있다.
▲ 북구 죽도동의 중화요리전문점 동원. 자장면과 짬뽕 등 기본적인 면 요리에서부터 코스요리까지 맛볼 수 있다.

야끼우동의 첫인상은 강렬하다. 붉은 양념이 발하는 윤기에 군침이 돌고 속살 훤히 내비친 각종 해산물과 야채에 눈길마저 사로잡힌다. 마늘과 고춧가루로 만든 매운 양념에 오징어와 새우 등 해산물과 버섯, 호박, 양파 등 야채를 넣어 센 불로 볶아 국물 없는 짬뽕과 가장 비슷하다. 원조 야끼우동은 양념에 버무린 재료와 면을 각각 조리한 뒤 마지막에 한데 섞어 강한 불에 한 번 더 볶아낸다. 반면 이 집은 접시 위에 면을 먼저 담고 그 위에 조리한 재료를 얹어낸다. 덕분에 면과 재료를 버무리는 재미는 온전히 젓가락을 쥔 주인의 몫이다.

강렬한 인상만큼이나 맛 또한 매력적이다. 입안에는 해산물과 야채, 면발이 어우러져 쫄깃하고 아삭한 식감이 전해지는 가운데 두 콧속은 깊고 그윽한 불맛으로 메워진다. `도대체 이 맛은 뭐지?`라는 궁금증으로 머릿속이 분주해지는 사이 어느새 칼칼하면서도 달짝지근한 감칠맛만 혀끝에 남는다. 이 오감을 자극하는 맛은 매콤하면서 담백한 뒷맛으로 구미를 당기며 젓가락을 내려놓을 때까지 도돌이표로 이어진다.

직장인 손모(36·북구 환여동)씨는 “매번 고민하는 `자장면이냐 짬뽕이냐`선택지에 야끼우동까지 가세해 고르기가 더 힘들어졌다”며 “이 집 야끼우동은 특유의 풍미는 최대한 살리면서 너무 맵거나 짜지 않아 볶음면의 매력이 돋보이는 요리다”라고 말했다. (문의 054-278-8389, 오전11시30분~오후9시, 첫째·셋째 일요일 휴무)

/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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