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순례
상도동 `대홍바지락칼국수`

▲ 1인분에 6천원인 바지락칼국수. 감칠맛을 더하는 바지락과 함께 매운 고추를 넣어 시원하고 개운한 국물 맛이 특징이다.
▲ 1인분에 6천원인 바지락칼국수. 감칠맛을 더하는 바지락과 함께 매운 고추를 넣어 시원하고 개운한 국물 맛이 특징이다.

면발이 서로 얽히고설킨 칼국수는 온기(溫氣)를 품은 요리다. 펄펄 혹은 팔팔 끓는 즉흥적인 뜨거움으로 금방 식어버리는 요리와는 다르다. 칼국수의 따뜻한 기운은 마지막 국물 한 모금까지 은은하게 퍼진다. 뜨거운 여름이나 차가운 겨울보다도 계절이 바뀌는 간절기에 칼국수의 진가가 발휘되는 이유도 바로 이 온기 덕분이다.

남구 상도동의 `대홍바지락칼국수`는 싱싱한 바지락을 넣고 끓인 뜨끈한 칼국수로 손님들의 몸과 마음 깊이 온기를 넘어 정기(精氣)까지 불어 넣는다. 바지락을 품은 칼국수 역시 `즉흥적인 뜨거움`과는 거리가 멀어 인내는 필수다. 허기진 배를 향해 메뉴판까지 나서 양해를 구한다. `바지락칼국수는 조리시간이 약 15~20분 정도 소요 됩니다`

전북 고창에서 들여온 바지락을 넣어 끓인 이 집 칼국수는 온전히 바지락에만 충실했다. 국수 외엔 파와 고추를 채 썰어 띄운 것이 전부이지만 바지락만큼은 그릇 가득 푸짐하게 담았다.

바지락에 치여 국수를 건져 먹는 것조차 벅찰 정도다. 국물 속 바지락은 윤기를 자랑하며 건강미를 뽐낸다. 보드라운 조갯살을 발라내 쫀득한 국수 면발로 휘감으면 온기가 더해진 바지락은 더욱 쫄깃해진 식감으로 화답한다.

여기에 바지락칼국수의 화끈한 국물 맛은 손님들의 이마와 콧등의 땀샘까지 자극한다. 바다의 천연 조미료로 불리는 바지락은 육수로 우려지면서 국물 속 시원함과 감칠맛을 더한다. 이 집은 매운 고추까지 채 썰어 넣어 바지락 육수의 풍미를 더해 칼칼하고 개운한 국물을 완성했다.

 

▲ 남구 상도동의 대홍바지락칼국수. 모범음식점 팻말이 입구에 걸려 있다.
▲ 남구 상도동의 대홍바지락칼국수. 모범음식점 팻말이 입구에 걸려 있다.

배추김치 등 특별할 것 없는 반찬 중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하얀 단무지다. 무를 통째 썰어 직접 담근 단무지는 크기와 두께, 맛 모두 일반적인 노란 단무지와의 비교를 거부하며 정성이 깃든 손맛을 자랑한다. 자꾸만 구미를 당기는 새콤한 맛이 칼국수와 제법 잘 어울려 단골들 사이에서는 화젯거리다.

산행을 좋아한다는 임모(58·남구 송도동)씨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바지락칼국수를 먹어봤지만 이 집은 특히 국물이 깊고 진해 한 번 먹으면 잊을 수 없는 맛”이라며 “바지락이 해장에도 탁월해 회식 다음 날이면 얼큰한 국물 맛 보러 온다”며 웃었다.

(문의 054-275-6361, 오전 11시30분~저녁 9시까지, 매주 일요일 휴무)

/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