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

“한국은 여러 경제 분야에서 연해주의 적극적인 파트너이다. 내 생각에 현재 전략적으로 중요한 협력분야는 농업과 함께 조립생산, 운송물류인프라 개발 및 관광산업을 꼽을 수 있다”

`러시아 극동개발의 거점-연해주`의 주지사가 한 말이다. 극동은 풍부한 천연자원과 높은 경제성장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대상이다. 특히 연해주는 아시아 국가들과 가까이 있고 잠재력도 크다. 도로·철도로 러시아 서부지역과 연결되는 물류망과 부동항(不凍港)도 있다.

2018년까지 자루비노항을 물동량 처리능력 연간 6천만t의 다목적항만으로 개발하는 `자루비노항 건설 프로젝트`는 연해주와 하산 자치군의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 5월 상하이에서 개최된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에서 지린(吉林)성과 슈마그룹이 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지린성이 러시아 항만운영기업인 슈마그룹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형식이다. 이 프로젝트가 실현되면 중국은 `동해 출구`를 확보한다. 그 동안 중국은 동해와 북극해로 진출하기 위해 나진항에 공을 들였지만 진전이 없었다. 한편 러시아는 `부동항 확보`와 `극동지역 개발` 효과를 누리게 된다.

블라디보스토크항은 군사기지도 있어서 한계가 있기에 자루비노항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중-러 국경에서 18km 떨어져 있는 자루비노항은 향후 시베리아 횡단철도 추가화물기지로 조성돼 동북아 물류흐름을 만들어내는 물류허브 항만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동북아 물류 허브로 부상한 나진항과 나진·선봉 경제특구와도 가까울 뿐만 아니라, 북·중·러 3국 접경도시인 지린성 훈춘과도 근접해 있다. 훈춘시 박일봉 발전·개혁국 부국장은 “훈춘을 비롯한 두만강 지역에 제2, 제3의 개성공단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이러한 가능성에다 `자루비노항 건설 프로젝트`의 부대사업으로 특수곡물터미널, 컨테이너 및 특수 알루미나터미널과 함께 일반 해양터미널도 조성할 계획이라고 하니 자루비노항~포항영일만항 항로개설에 박차를 가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2013년 한국자본 투자기업들이 연해주에서 콩 1만7천ha, 올곡식 4천400ha, 쌀 4천100ha, 곡물용 옥수수 2천200ha 재배면적을 보유했는데, 올해에는 쌀 재배면적이 4천500ha로, 곡물용 옥수수 재배면적이 5천800ha로 늘었다고 한다. `자루비노항 건설 프로젝트`의 부대사업으로 특수 곡물 터미널이 차질 없이 조성되고 영일만항 내에 물류센터와 냉동·냉장창고가 계획대로 건립되면 자루비노항과 영일만항은 환동해 물류허브 항만으로 자리매김 될 것이다.

포항시는 지난 22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 대우로지스틱스, ㈜ 포항국제물류센터·냉동창고 두 회사와 영일만항 배후단지 내 물류센터와 냉동창고 건립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물류센터와 냉동창고가 건립될 경우 포항철강공단 입주기업 수출입 화물의 보관기능 뿐만 아니라 수출입 농수산물 가공, 보관기능도 수행 할 수 있어, 2019년까지 약 10만 TEU 이상의 신규물동량 창출과 400여명의 고용창출도 가능하다고 한다. 신규 항로 개설도 수월해진다. 현재 러시아 연해주 및 중국 동북3성을 통한 농수산물 수출입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물류센터와 냉동창고 건립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

포항 창조도시 추진전략 심포지엄에서 `국제물류허브 도시 포항 건설을 위한 물류산업 육성 추진전략`을 발표한 필자는 핵심전략사업 실행 3번째로 물류클러스터 조성(배후물류단지 구축과 농수산물 수출입과 관련된 냉동·냉장창고 건립)을 제시한 바 있다. 물류센터와 냉동창고가 들어서서 영일만항이 대북방 물류거점항만으로 자리 잡고, 고부가가치 특화물류산업기지로 성장해 나갔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서 특혜관세와 추가서비스를 받는 자유항이 될 가능성이 높은 자루비노항과 영일만항 간에 신규항로가 개설되도록 힘쓰자. 또 연해주와 포항 간에 농업, 조립생산, 운송물류인프라 개발, 관광산업에서 긴밀한 협력과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