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설치 10개월만에 강풍으로 내려앉아
기둥 연결부분 나사못 3곳뿐, 부실시공 지적

▲ 포항시의회 방진길 경제산업위원장 등 의원들이 지난 9일 강풍에 아케이드 구조물이 파손된 죽도시장을 방문해 현장 조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속보=9일 강풍에 무너져 내린 포항 죽도시장 아케이드 구조물<본지 11일자 4면 보도>에 대해 시장상인회와 포항시의회가 전반적인 재점검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해 10월 설치된 이 아케이드는 불과 10개월여 만에 초속 6.6m의 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11일 오전 죽도시장상인회에 모여 대책을 논의하던 상인 등은 처음부터 부실 공사로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가로 10.3m, 세로 5.7m, 면적 58.7㎡의 아케이드가 초속 6.6m의 강풍에도 견디지 못하고 붕괴된 것은 설계 당시 어느 수준 이상의 강풍에 버틸 수 있는지를 계산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아케이드를 지탱하고 있는 원통형 기둥을 연결하는 부분이 실리콘으로 처리돼 있었으며, 직경 3mm에 불과한 나사못이 불과 2~3곳에만 박혀 있는 등 언제라도 무너질 위험을 안고 있었다는 것. 또 공사의 설계, 감리, 공사감독, 공사업체와 하도급업체의 계약서, 공사 업체의 면허 보유 여부, 시공능력 등 공사가 진행된 모든 부분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과 포항시의 관리 소홀 등도 지적됐다.

한 상인은 “개풍약국으로부터 사고 지점까지는 하루 평균 5천명 이상이 지나다니는 곳”이라며 “이날 따라 다행히 사람이 없었기에 망정이지 대형참사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포항시의 현장 진두지휘 체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아케이드가 무너져 내린지 1~2시간이 지나서야 포항시장과 경제산업국장, 북구청장이 도착했기 때문.

최초로 아케이드가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 때는 이날 오전 9시55분. 사고가 발생한 지 10~15분이 지나지 않아 소방서와 경찰서 관계자들은 상황정리와 현장통제에 나섰다. 하지만 이 자리에는 포항시청 경제노동과의 1명 외에는 어떤 공무원도 찾아볼 수 없었다. 한 시간이 지난 11시37분께 김재홍 부시장이 도착했으며, 11시46분께 황병한 경제산업국장이, 이병기 북구청장은 11시50분에 이곳을 찾았다. 게다가 이강덕 포항시장이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사고 발생 2시간을 넘긴 12시16분.

이에 대해 한 포항시의원은 “경주 마우나리조트와 포항 산불처럼 대형 참사가 발생한 경우 진두지휘 체계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현장에서는 1시간이 지나도록 1명의 포항시 공무원 밖에 보지 못했다”며 “보강공사를 위한 크레인이 진입할 당시도 노점상들의 매대가 신속히 옮겨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윤경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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