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파-경제위기는…` 마누엘 카스텔스 등 지음 글항아리 펴냄, 156쪽

`여파-경제위기는 우리 시대의 문화다`(글항아리)는 지난 2008년 시작된 금융위기 발생 이후의 여파에 대해 탐색하고 그 대안에 대해 논의한다.

마누엘 카스텔스 서던캘리포니아 대학 교수와 주앙 카라사 리스본 대학 교수 등 다수의 국제적 학자들이 유기적·협력적 논의를 거쳐 단계적이고도 폭넓은 구성으로 목차를 짰다.

1부에서는 현대사에서 반복돼 온 위기 국면이 어떠했는지 그리고 동시대인들이 `종말의 이미지`속에서 경제적 불안과 함께 살아가는 데 얼마나 익숙해 있는지를 보여주며, 2부에서는 기업 및 국가가 주도하는 이데올로기적 신비화를 걷어냈을 때 `위기`의 현실이 어떠한지를 드러낸다. 이어 3부에서는 위기에 대처하는 기업, 국가, 언론의 미봉적 행태 및 현행 제도의 한계를 구체화하고, 4부에서는 그런 가운데 대중의 어떠한 움직임이 있어왔으며 대안 시민사회가 어떻게 출현하고 있는지를 다룬다. 마지막 5부는 `세계 경제위기`의 흐름에서 벗어난 듯 보이는 중국과 라틴아메리카의 특수한 사회문제를 다뤄 한걸음 더 시야를 넓혔다.

이 책에서 영역 간, 다문화 간 분석의 결과로 제시하는 핵심 주제는 경제. 모든 경제는 문화라는 것이다. 문화적 실천은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 소비, 교환 과정에 뿌리를 두고 있다. 경제 형태를 결정하는 것은 문화다. 시스템의 위기가 있다면 그곳에는 반드시 인간 행동의 근본 원리로서 기능하던 어떤 가치관이 지속가능하지 않게 되는 문화위기의 조짐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이런 점에서 문화가 근본적으로 변화할 때만 새로운 형태의 경제조직과 제도가 탄생하며, 경제 시스템이 지속적으로 진화할 가능성도 보장될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지금이 그런 역사적 이행기라는 가설 하에 어떤 문화적·사회적 상태가 위기로 이어졌는지를 검증한다. 그리고 위기의 여파 속에서 나타난 서로 다른 문화의 사회적 생산성을 평가한다.

저자들은 현재의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위기는 이미 일상이자 문화라고 강조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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