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도서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문학사상사 펴냄, 76쪽

일본의 세계적인 인기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이상한 도서관`(문학사상사)이 출간됐다.

지난 1983년 발표된 단편 `도서관 기담`을 다시 써 재출간한 `이상한 도서관`은 독일의 일러스트레이터 카트 멘쉬크가 일러스트를 더해 책이 나왔다. 마치 어른을 위한 동화 같은 이 단편에 카트 멘쉬크의 감각적인 일러스트가 더해져 글과 그림을 함께 감상하는 또 다른 즐거움을 독자들에게 선사한다.

“도서관은 평소보다 훨씬 더 기괴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소설은 문득 `오스만튀르크 제국의 세금 징수법`이 궁금해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갔다가 느닷없이 지하 감옥에 갇혀버린 소년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하루키의 초기작에 등장했다 사라진 `양사나이`가 재미를 더한다. 원고 양은 적지만 작가의 특징은 고스란히 담겨있다.

도서관에서 만난 이상한 노인에게 안내된 지하 열람실. 계단을 내려온 깊은 곳에서 양 사나이가 나타난다. 빌린 책을 모두 외워야 감옥에서 나갈 수 있다는 노인의 강압적인 말에 소년은 도서관에 머물게 된다. 흐름에 거스르지 않고 순순히 감옥에 들어가 발에 쇠사슬이 감긴 소년. 그러나 소년은 어머니에게 걱정끼치지 않도록 감옥을 벗어나겠다고 결심한다. 그 후, 소년의 주위에서는 중요했던 많은 것이 사라져간다.

과연 `오스만튀르크 제국의 세금 징수법`을 조사하러 간 소년은 도서관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인가? 끝까지 읽어도 이야기가 계속될 것 같은 매력 가득한 무라카미 월드를 느낄 수 있다.

`이상한 도서관`은 단편 하나가 새롭게 태어난 소설이어서 원고 양은 적지만 하루키 문학의 특징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는 작품이다. 하루키의 작품은 읽을 때마다 그 느낌이 다른 것으로 유명한데 하루키 또한 그동안 여러 작품의 작가의 말에서 여러 번 읽기를 권했다.

이 작품 역시 처음 읽을 때와 두 번, 세 번 읽을 때의 느낌이 다르다. 하루키의 단편소설에 장편 못지않은 매력이 숨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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