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현의 마음 성공` 윤대현 지음 민음사 펴냄, 260쪽

대한민국에서 성공한 사람을 가장 많이 인터뷰한 의사,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대현 교수가 성공해도 행복하지 않은 현대인의 삶을 진단한 `윤대현의 마음 성공`(민음사)이 출간됐다.

과도한 업무량과 스트레스로 인해 뇌가 피로에 빠지는 소진 증후군을 소개하고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대책을 제시한 책이다. MBC 표준 FM `윤대현의 마음 연구소`를 통해 피로와 불안에 지친 사람들에게 `마음 챙기는 법`을 소개하고 있는 윤대현 교수는 이 책에서 열심히 달리기만 하느라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현대인에게 `번아웃`된 감성 에너지를 충전하는 마음 관리 전략을 알려 준다.

최근 실리콘밸리에서는 Wisdom 2.0 컨퍼런스, 구글의 내면 검색(SIY) 프로그램 등 마음 챙김(mindfulness)과 명상, 연민과 수용의 지혜를 삶과 비즈니스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윤대현의 마음 성공`은 최신 정신의학 이론인 연민집중치료, 수용전념치료에 근거해 생존과 성취, 경쟁 위주의 삶을 가치와 성숙, 연민의 프레임으로 보완하고 삶의 의미와 가치에 기반을 둔 `마음이 행복한 성공`을 추구할 것을 제안한다.

오후 6시 퇴근을 `칼퇴`라고 부른다. 밤늦게까지 일하는 습관이 몸에 붙은 듯 자연스럽다. 쉬는 날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한다. 삶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경쟁은 나날이 치열해진다. 하나라도 실패할까 봐 두렵고, 하나를 성공해도 부족하다는 생각에 숨이 턱 막혀 온다. 오늘날 흔히 볼 수 있는 한국 직장인의 모습이다.

한국인의 삶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일에 쏠려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공감하는 바이다. 손에 꼽을 정도로 근무 시간이 긴 나라인데도 생산성은 하위권을 맴돈다.(OECD 조사 결과 한국의 시간당 노동 생산성은 28.86달러로 34개국 중 29위에 불과하다.)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슬로건이 폭발적인 공감과 호응을 불러일으킬 만큼 사회 전체가 과도한 업무에 지쳐 있다.

우리는 왜 한계에 다다르도록 열심히 일할까? 쉬는 것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엄격히 관리하고 있는 힘껏 능력을 발휘해야 성공하고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의 삶이 행복한지 물으면 자신 있게 그렇다고 답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근본적으로, 이렇게 열심히 일해서 성공하면 행복해질까?

과로하면 심장에 무리가 가듯 뇌도 과부하가 걸리면 고장이 난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감성이 원하는 것을 억누르고 이성이 시키는 대로만 자신을 다그치면 소진 증후군(burnout syndrome)에 빠지고 만다. 감성의 뇌에 쌓인 피로를 제때 풀어 주지 않으면 감성 에너지가 완전히 방전돼 버리는 것이다. 특히 생존과 성공을 위해 경쟁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진 증후군은 어느 때보다도 심각하다.

 

▲ 윤대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스트레스성 뇌 피로증이라고도 하는 소진 증후군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문제를 일으킨다. 좀처럼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진다. 짜증이 늘고 갑자기 화를 내기도 한다. 작은 자극에도 예민하고 공격적으로 반응한다. 내 마음이 고달프니 남의 마음을 헤아릴 여유도 없다. 사람을 만나기가 싫고, 주말에도 집에 콕 틀어박혀 있기 일쑤다. 무서운 것은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내가 나를 근사하다고 느끼는 마음, 즉 자존감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소진 증후군의 핵심 증상은 삶의 의미가 잘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지금껏 열심히 살아왔던 삶이 가치 없게 느껴지고, 심하게는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하는 자기 파괴적인 생각까지 들게 한다.

정신신체의학, 스트레스의학 전문가인 윤대현 교수는 최신 신경과학과 정신의학에 근거해 소진 증후군에 빠진 현대인의 삶을 조목조목 설명해 준다. 직장 회식부터 `시월드`에 이르는 일상 속의 친근한 사례들이 소진 증후군이란 무엇인지, 왜 소진 증후군에 빠지게 되는지 이해를 돕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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