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g당 1천929원으로 평년보다 268원↑
월드컵·휴가철 맞아 역대 최고가 경신 전망

서민들이 즐겨찾는 삼겹살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해마다 여름이 다가오면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으나, 올해처럼 가파른 오름세는 흔치않다.

최근 축산물품질평가원이 공시한 돼지도체(탕박 기준) 전국 평균 가격은 지난 20일 기준으로 ㎏당 4천843원. 지난해 같은 날 3천987에 비해 856원이나 올랐다. 또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의 전국 평균 가격 역시 ㎏당 4천782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가격인 3천468에 비해 크게 웃돌았다.

삼겹살 등 주요 부위의 소비자 가격도 크게 올랐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삼겹살 가격은 100g당 1천929원으로 평년 가격(1천661원)과 지난해 휴가철 가격인 1천874원을 훌쩍 넘어섰다.

각 유통업체는 21일 현재 100g당 최저 1천500원대에서 최고 3천400원대까지 판매하고 있다. 지난 3월 초 유통업체들이 앞다퉈 1천원대로 할인행사를 벌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렇다면 왜 삼겹살 가격이 이처럼 치솟을까?

일각에서는 정부가 공급 과잉을 막기 위해 지난해부터 어미 돼지 수를 크게 줄인 데다 PED(돼지유행설사병)으로 폐사한 새끼돼지들이 많아 개체 수가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전세계적인 PED 피해 탓에 수입산 돼지고기 가격이 덩달아 오르면서 수입량이 줄어든 것도 한 원인으로 꼽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올 1분기 돼지 사육 마릿수는 969만 8천마리로 전분기에 비해 21만4천마리(2.2%) 줄었고,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40만9천마리(4.0%)가 줄었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지난 3월 도축현황을 살펴보면 돼지 도축실적은 123만3천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6%나 감소했다.

삼겹살이 금()겹살로 변하자 당장 장보러 나온 서민들이 아우성이다.

포항시 북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정모(45·북구 죽도동)씨는 “집에서 삼겹살을 구워먹은 지 한참 된 것 같다”며 “돼지고기가 비싸서 최근에는 앞다리살이나 뒷다리살만 조금 사다 찌개를 끓여 먹는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에선 삼겹살 수요가 가장 많은 올여름에 역대 최고가를 경신할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도 내놓았다. 특히, 오는 6월는 브라질 월드컵 특수와 여름 휴가철까지 겹쳐 삼겹살의 가격 오름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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