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사랑하고 싶은 날` 신현림 지음 책읽는오두막 펴냄, 200쪽

예술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전방위 작가 신현림(53)의 `다시 사랑하고 싶은 날`(책읽는오두막)이 출간됐다.

삶을 견뎌내고 사랑하며 살아온 신현림의 색깔 있는 목소리가 생생하게 담겨 있는 감성에세이다.

이번 신간은 그간 써뒀던 작품에서 엄선한 것과 새로 쓴 작품을 함께 엮은 것으로 신현림의 작품 세계가 어느 책보다 뚜렷하게 드러나 있다. 더불어 사진작가 신현림과 시인 신현림의 면모가 균형감 있게 녹아 있는 책이기도 하다. 작가가 직접 촬영한 30여장의 사진 작품은 본문과 어우러지게 배치돼 몰입을 높이고 중간 부분에는 별도의 포토페이지를 구성해 텍스트뿐 아니라 사진 작품을 감상하는 묘미를 살렸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촬영된 사진들은 낭만적인 감성을 자아내고 텍스트의 의미를 확장시켜 더 폭넓은 감상의 기회를 안겨준다. 또 각 주제별로 엮은 글들은 사람들의 감성을 건드리며 공감을 확보하고 있고 작가의 삶에 대한 철학과 예술관을 다양한 주제의식으로 잘 버무려냈다. 이 책을 통해 신현림의 기존 독자는 물론, 신현림을 만난 적이 없었던 새로운 독자들도 지친 영혼에 위로를 얻고 자신의 삶이 조금 특별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신현림은 다양한 작품 활동을 통해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사랑`으로 꼽으며 강조해왔다. `다시 사랑하고 싶은 날`에서도 이별·관계·신앙·여행 등 여러 주제의 글과 사진을 보여주며 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에세이에서 다루는 사랑은 범위를 한정할 수 없는 폭넓은 사랑이지만 관계에서 생기는 마음의 틈새에 관한 이야기이자 앞으로 다가올 사랑을 기다리는 시간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바쁜 생활에 쫓겨 사랑에서까지 조급해하며 살아가는 오늘날 우리에게 신현림이 건네는 사랑의 통찰은 무엇보다 특별하다.

인생에 사랑의 숨결을 불어넣기 위해 저자가 가장 중요시하는 메시지는 `함께하라`라는 것이다. 여행과 신앙, 예술로 시원한 숨을 들이쉬고 친구와 가족과 연인을 마음껏 사랑하며 함께하라는 말. 그러면서도 홀로 겪어야 할 외로움과 고독의 시간 또한 마냥 괴롭고 떨쳐야 할 것이 아니라 거기에서 얻을 수 있는 축복이 있다고 강조한다. 사진과 글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 이 에세이는 총 일곱 파트로 구성돼 있다. 첫 번째 파트인`나도 쓰레기였던 적이 있어`에서는 잉여의 삶을 살아야 했던 젊은 날에 대한 회상과 고뇌가 눅진하게 녹아 있다. 특히 지금의 2, 30대 젊은이들이 경험하고 있을 막막함과 실패에 대한 아픔이 자신의 일기를 들여다보듯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두 번째 파트인 `흰 눈으로 끓인 커피`에는 사랑에 대한 성찰을 담았다. 사랑 고민과 이별 후의 아픔, 인연을 기다리는 간절함이 배어 있어, 자신이 가진 사랑이 어떤 모양인지 생각하게 해주는 부분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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