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희 성

아리고 쓰린 상처

소금에 절여 두고

슬픔 몰래

곰삭은 젓갈 같은

시나 한 수 지었으면

짭짤하고 쌉싸름한

황석어나 멸치젓갈

노여움 몰래

가시도 삭아 내린

시나 한 수 지었으면

평생을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애쓰며 시를 써온 시인은 아직도 뭔가 곰삭지 않은 현실의 어중간하고 어정쩡함을 향해 말하고 있다. 아리고 쓰라린 상처를 깊이 묻어두고 그 아픔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깊은 맛을 내는 감동의 시를 쓰고 싶다고 토로하고 있다. 곰삭은 젓갈 같은 시를 말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