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상 욱
들꽃이 햇살하고 노는 언덕에서도 누이 냄새가 난다
곱디고운 누이의 살내음이
누이가, 저세상 떠날 때
제 몸속을 빠져나간 향기
그 향기, 빛의 향기로 온다
이승을 넘어온다
꽃 따라 온다
꽃 시집 가려고, 올해도 춘삼월 꽃향기로 온다
그러나 그러나 누이야
꿈속에서보다도 더 먼 누이야
꽃 그늘이 차갑구나 늘 차갑구나
먼저 간 누이를 그리워하는 봄날의 처연한 시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곱게 곱게 피어오르던 꽃송이 같은 누이, 그 맑은 향기를 잊지 못하는 시인은 아득한 이승과 저승의 거리감을 실감하고 꽃 그늘이 차갑다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하고 있다. 가슴 아픈 일들이 우리 주변 여기저기에 있어서 올해도 그리 봄꽃들이 처연히 피어올랐는지 모르겠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