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강 산

뭐랄까

뼛속에 살얼음 깔리던 사북의 밤

겉옷 차마 벗기지 못한 채 품고만 누운 군고구마랄까

그 아뜩한 온기

그런 걸까

항아리 아랫목에서 주무시는 아버지,

아버지의 방 송두리째 끌어안고

선영(先塋) 가는 길

이 부드러운 결박, 바위 같은 포옹을

뭐랄까

고인이 된 아버지의 무덤을 찾아가는 시인의 가슴에 전해져오는 따스함, 그것은 정성스럽게 우리를 챙겨주시던 어머니에게 느끼던 그런 따스함은 아닐 것이다. 근엄하면서도 인간적인, 가장으로서의 자존과 권위가 묻어나는 엄격한 따뜻함이 아닐까. 그 아뜩한 온기, 부드러운 결박, 바위 같은 포옹이라고 표현한 아버지의 사랑이 진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