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은

북한 여인아 내가 콜레라로

그대의 살 속에 들어가

그대와 함께 죽어서

무덤 하나로 우리나라의 흙을 이루리라

민족시인 고은의 짧지만 내포된 뜻이 깊고 넓은 작품이다.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진정한 통일이 되기 위해서는 이데올로기를 넘어서는 간절한 열망이 먼저일 것이라는 시인의 인식이 잘 나타나있다. 안타깝게 이어지고 있는 분단체제를 넘어 북한 여인의 몸 속에 콜레라 균이 되어서라도 한 민족, 한 혈통, 한 가족임을 역설하는 노 시인의 곡진한 통일 염원의 시가 감동적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