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증 식

바위처럼 엎드린

누런 소 곁에

흰 깃발로 꽂혀 있는

눈부신 백로 한 쌍

잦아드는 햇살 아래

무심한 눈길 나누는

저 평화로운 공존

시의 분위기가 무심하고 고즈넉하다. 소와 백로, 평화로운 공존의 태(態)를 보여주고 있다. 우주 삼라만상의 운행 질서는 평화로운 공존의 모양을 갖춘다. 그것들이 비록 무정물(無情物)이라 할지라도 우주의 운행원리에 충실하게 순응하는 것이고 그것은 우리네 삶의 본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