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재 무
저 까치 부부는 맞벌이인가 보다
해 뜨기 전 일 나가
별 총총한 밤 돌아오는가 보다
까치 아이들은 어디서 사나
시골집 홀로 된 할머니에 얹혀사나
허공에 걸린 빈 집
심심한 바람이나 툭 툭, 발길질하고
도둑 달빛이나 들렸다 가고
가지 끝에 걸려있는 까치집을 바라보면서 시인은 또 하나의 까치집을 연상하고 있다. 열심히 일하는 이 땅의 맞벌이 부부들이 흔히 아이들을 맡긴 홀로 되신 할머니의 집을 떠올리고 있다. 쓸쓸하게 허공 높이 걸린 외로움이 쌓인 집. 할머니도 아이들도 말 못할 그리움과 외로움에 사무쳐 있는 집. 허공의 까치집인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