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 희

어미 소가

막 낳은 송아지 젖은 몸을

길게 혀 내밀어 핥고 있다.

꿈 - 벅,

영원을 감았다 뜨는 소의

커다란 눈망울

달이,

내가 졸고 있는 좌석버스를

오래 따라 오고 있다

갓난 죽음을 지키는 것이다

귀로는 늘 안온하고 조용하다. 지치고 피곤한 영혼이 안식을 찾아드는 시간은 경건하다. 삶이 힘들고 지칠 때 어딘가로, 무엇에겐가로 무작정 돌아가고 싶을 때가 있다. 거기에는 생명이 있고 새로운 힘을 충전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귀로에는 통상 이 시에서처럼 달이 따라오곤 한다. 갓 태어난 송아지의 죽음. 그 죽음 앞에 망연히 바라보며 젖은 새끼를 핥고 있는 어미 소의 아픔, 그것마저 가만히 지켜주고 있는 달이 평온함을 자아내는 아름다운 풍경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