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프랑스 한 정치시사 전문지와 인터뷰를 했다.“개성공단을 중단시킨 것도 북한이고, 이를 해결할 책임도 북한에 있다”면서 “적당히 타협해 정상화시켰다가 일방적 약속 파기로 또 공단 가동이 중단되는 악순환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 했다. 또 “북한이 도발로 위기를 조성하면 적당히 타협해 보상을 해주는 나쁜 관행을 반복해왔다. 이제 그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생각이다. 다만 북한이 진정으로 변화된 자세를 보여준다면 개성공단의 국제화를 추진해서 보다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도 있다”고 했다.

북한은 최근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남측에 전달한 통지문을 공개했는데, 예의 그 고압적인 낮춤말이 아니라 존댓말을 사용했다. 우리 대통령이 “북에만 존엄이 있지 않고, 남에도 국민이라는 존엄이 있다”라고 한데 대한 반응이다. 그러나 그 내용은 여전히 협박으로 일관, `웃는 얼굴 뒤의 비수`를 보여주었다. “상대방의 선의를 우롱하면서 오만무례한 언동을 계속한다면 큰 화를 자초할 수 있으며, 이명박 정권때보다 더한 쓴맛을 보게될 것이란 것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포격보다 더한 도발을 할 수 있다는 협박이다. 우리측이 `상식`과 `국제기준`을 요구한 것은 그야말로 상식이다. 그런데 그 상식이 북한과의 관계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일당독재국가와 법치국가의 차이는 너무 커서 물과 기름이다. 법치국가에서는 국제규범이 통하지만 일인 독재국가에서는 최고통치자의`뜻`만 통하기 때문이다. 노동당 규약 제11조 “당의 령도 밑에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란 조항이 모든 법규를 압도할 뿐이다. 그러니 개성공단이 아무리 튼튼한 법적 규정을 마련한다 해도 그것은 `당의 령도`아래에 있는 것이다. `최고 존엄`이 마음대로 언제나 공단을 닫고, 열고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공산주의자는 실수를 하지 않는다”란 교육에 세뇌된 북한 지도층은 결코 잘못을 사과하지 않는다. 실수나 잘못을 하지 않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금강산 박왕자 살해사건이나, 개성공단 근로자 일방적 철수 같은 것을 `잘못이나 실수`라 생각하지 않으니 사과나 재발방지 조치를 취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개성공단은 이쯤에서 `볼모`의 처지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다. 이병석(새누리당·경북 포항북) 국회부의장은 “접경지역인 파주·고성에 새로운 공단을 조성”을 제안하면서 “우리 영토 안에서 우리가 제어할 수 있는 자체 재발방지대책을 세우고, 개성공단과 쌍두마차로 국제사회에 보여주고 우리 기업 또한 안심하고 기업경영을 하게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북측이 근로자들을 보내줄 지 의문이다. 그 `인질`들이 자본주의에 물들어 탈북을 감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