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것 아니었다` 송은영 지음 화남출판사 펴냄, 110쪽

2007년 `시와상상`으로 등단한 이래 현재 한국작가회의 회원, `시산맥` `영남동인`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송은영 시인이 등단 이후 6년 만에 첫시집 `별것 아니었다`(화남출판사)를 출간 했다.

`겨울 과메기`, `등 가족`, `옷이 나를 입다`, `바다를 필사하다` 모두 4부로 나누어져 총 61편의 시를 싣고 있는 그의 이번 시집은 `그 어디에도 구원이 없는`, `정직한 땀으로 절대불가능`한 신자유주의 체제 속에서 절망하거나 분노하지 않으면서, 그녀만의 발랄한 시적 상상력을 통해 오늘의 현실을 날카롭게 풍자해 낸다.

송은영 시인은 `질보다 양`을 중시하는 `알리바바와 40명의 도적`이 득세하는 오늘의 세계와 비주류로 떠도는 타인들의 얼굴 속에서 참다운 삶과 생명의 공동체를 발견하고자 한다. 시적 반어법 또는 순진성의 아이러니를 통해 단 한 번도 중심에 서보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양심마저 속일 수 없었던 자들의 정직한 윤리와 선(善)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

타락한 문명 속에서 오히려 새로운 구원과 해방을 찾고 있는 그의 시집은 조악한 현실에 당당히 맞서고 전지구적인 위악(僞惡)에 늠름하게 대거리를 할 수 있는 시적 응전(應戰)의 힘을 여투고 있다. 그녀의 시는 돌출하는 현실의 악재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늡늡한 사랑의 기미(機微)에 대해서도 과장하지 않고 진솔하다. 시적 수사(修辭)가 아닌 그녀만이 내뱉을 수 있는 육성이 더 아름답고 듬쑥하다는 것을 그녀의 시는 보여준다.

 

▲ 송은영 시인

임동확 시인(한신대 문창과 겸임교수)은 송 시인의 이번 시집에 대해 송은영 시인은 `질보다 양`을 중시하는 `알리바바와 40명의 도적`이 득세하는 오늘의 세계와 비주류로 떠도는 타인들의 얼굴 속에서 참다운 삶과 생명의 공동체를 발견하고자 한다. `하릴 없이 빈둥거리는 경찰`이나 `철봉에 매달린 어른들이 아이처럼` 세상을 `내려다보`는 여유로운 반어법 또는 순진성의 아이러니를 통해 단 한번도 `중심에 서보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양심`마저 `속`일수 없었던 자들의 정직한 윤리와 선(善)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 `중력이 없는 사이버 공간` 같은 타락한 문명 속에서 새로운 구원과 해방을 가져다줄 `엄마`의 `젖줄`을 `심해 문어(文魚, 文語)`가 되어 찾으며 시작에 빠져있다”고 평했다.

송 시인은 “모래알처럼 많은 시인과 시들, 그 속에 내 시는 보이지도 않고 사람들이 알아주지도 않지만 그래도 나는 내 시가 좋다. 시를 쓸 때만큼은 살아 있는 것 같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암탉들이 모이를 쪼다가 진주를 발견했다

이 진주를 어떻게 할까

머뭇머뭇 거리다 수탉에게 보여주었다

수탉은 낼름 삼켜 버렸다

목구멍으로 꿀꺽 넘어간다

별것 아니었다.”

-송은영 시 `별것 아니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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