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대 `자동기상관측장비 설치 지역` 중심 발표
토함산 455㎜… 포항시 갈평리 644㎜ 자체 측정

▲ 갈평 정수장에 설치된 강우량 측정기.

대학생 김영수(24)씨는 최근 태풍 산바와 관련된 뉴스를 보다가 의문이 생겼다.

기상대에서는 대구·경북지역에서 경주 토함산이 455㎜로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고 발표한 반면 포항시에서는 오천읍 갈평리에 644㎜가 기록됐다는 뉴스가 나왔기 때문. 김씨는 “기상대와 포항시가 발표한 자료가 달라 뉴스를 보면서도 아리송했다”며 “어떤 정보가 정확한 정보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폭우와 강풍을 동반했던 제16호 태풍 `산바(SANBA)`가 물러간 이후 지자체와 기상대의 강우량이 제각각이어서 시민들의 혼란을 초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기상대는 지난 16일부터 17일 오후 2시까지 대구·경북지역에서 가장 많은 비가 내린 곳은 경주 토함산(455mm)으로 발표했지만, 포항시는 오천읍 갈평리(644㎜)라고 자체 집계했다.

포항기상대와 포항시 중 어느 한 곳이 잘못된 측정을 한 것은 아닐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 곳 모두 측정은 정확하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포항기상대 발표는 공식 자료이며, 포항시 발표는 비공식적인 내부 자료라는 것.

강우량 정보의 종합 과정을 살펴보면 먼저 포항기상대의 자동기상관측장비(송도·호미곶·구룡포·기계·청하·죽장)의 측정 결과가 기상청으로 보고된다. 이 과정에서 기상대뿐만 아니라 철도·해운·농수산부 등 유관기관의 필요에 의해 설치된 강우량 측정 장비의 자료와 함께 지자체 자체 측정 자료도 함께 수집된다. 이후 기상청에 모인 자료는 표준화 작업을 거쳐 분석되며 기상청의 자동기상관측장비가 설치된 곳을 중심으로 공식적인 강우량 수치가 발표된다.

포항시의 경우 읍면을 중심으로 모두 19곳에 강우량 측정기기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방제를 위한 행정용으로 설치된 측정기기다. 측정 결과 갈평리에 644㎜의 비가 내린 것으로 측정됐다.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포항기상대는 18일 갈평리에 설치된 우량계의 오작동 여부를 확인했으며 이상은 없었던 것으로 보고됐다.

이에 대해 포항기상대 관계자는 “기상대에서는 방제를 위해 포항시가 측정한 강우량 자료도 지속적으로 확인해 예보에 활용하고 있다”며 “강우량 측정은 여러가지 요인에 따라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공식적인 발표는 자동기상관측장비가 설치된 곳을 중심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김남희기자

    김남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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