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안동서 `임진란 7주갑 기념 문화학술 대제전`

▲ 임진란정신문화선양회는 지난달 19일 안동시청 대회의실에서 `임진란 7주갑 기념문화·학술대제전 추진위원회 출범식`을 가졌다.

올해는 임진왜란이 발발한지 420년되는 해다. 7주갑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동북아시대 역사적 갈등과 분쟁이 잇따르는 현실에서 임진란의 교훈과 공존의 미래에 대한 되새김이 필요하다.

2일 안동 탈춤공원 야외공연장에서 마련되는 기념식을 시작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경북도, 안동시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사)임진란정신문화선양회가 주관하는 `임진란 7주갑기념 문화학술 대제전`을 미리 짚어 본다.

1592년(선조 25) 4월. “적선이 바다를 덮고 몰려왔다. 부산첨사 정발은 마침 절영도에서 사냥을 하다가, 조공하러 오는 왜인들로 여기고 대비하지 않았는데 미처 진(鎭)으로 돌아오기도 전에 적은 이미 성으로 기어올랐다. 정발은 어지러이 싸우는 중에 전사했다. 이튿날 동래부(東萊府)가 함락되고 부사 송상현이 죽었으며 그의 첩도 죽었다. 적은 드디어 길을 나눠 진격해 김해, 밀양 등 부(府)를 함락했는데 경상병사 이각은 병력을 거느리고 먼저 달아났다. 태평한 세월이 200년 동안 이어져 백성들은 전쟁을 몰랐고 군현들은 풍문만 듣고도 놀라 무너졌다”

임진왜란이 일어난 사실을 최초로 기록하고 있는 `선조실록` 내용으로 왜란 초전 양상을 간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당시 일본 기록을 보면 부산까지 침략군을 수송했던 병선은 무려 700여척에 이르는 대선단이었다. 그럼에도 부산첨사 정발은 조선 침략군을 조공 선단으로 오인했다. 이런 상황에서 방어 태세를 제대로 갖추기는 어려웠고 부산진을 비롯해 서울로 이르는 길목의 주요 고을마다 줄줄이 무너졌다. 전쟁은 이렇게 일본군의 승승장구로 시작됐다.

 

▲ 1952년 5월 전쟁 중 이승만 대통령이 안동 하회마을에 신현돈 경북도지사를 사제관으로 보내 문충공 서애 류성룡 선생 사제사를 지내게 했다. 사진은 이승만 대통령이 내린 사제사 제문. /임진란정신문화선양회

■임진란 60년마다 왕이 공신들 기려

임진란 7주갑의 행사는 국가 행사다. 예부터 조정은 60년마다 전쟁의 참혹함을 기억하고 나라를 위해 몸을 바쳐 활동한 공신들을 추모하는 행사를 열었다. 시호(諡號)를 내리고 봉사손(奉祀孫)이 끊어지지 않도록 했으며 사우(祠宇)나 치제(致祭)를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1772년 임진란 3주갑때는 영조 임금이 직접 문렬공 조헌, 충무공 이순신, 충렬공 송상현, 충렬공 고경명 등 순절한 장군들에게 치제하고 그 후손을 녹용하도록 명했다.

또, 1832년 임진란 4주갑에 이르러서는 순조 임금이 순절하신 4분의 순절지에 도백을 보내 단을 설치하고 함께 목숨바친 이들에 제를 올리고, 문충공 이항복, 문정공 윤두수, 충익공 정곤수, 문충공 류성룡, 충장공 권율의 가묘에는 승지를 보내 사제하도록 했다.

1952년 6주갑을 맞은 이승만 대통령 시절, 한국전쟁 중에도 대통령은 신현돈 경북도지사를 하회마을로 보내 서애선생의 가묘에 치제했으며 당시 백낙준 문교부장관은 하회마을내 풍남초등학교에서 강연하기도 했다.

같은 시기 이 대통령은 서울 충무로 광장에서 `임진란 6주갑 기념 국난극복 시민대회`를 열어 임진란을 기억하고 공신들을 추모했다.

마찬가지로 7주갑을 맞은 2일 하회마을 류성룡선생 가묘에는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관용 경북도지사, 이종남 (사)임진란정신문화선양회장 등이 헌관으로 참석해 치제한다.

선양회는 올 한 해 동안 임진란 아홉 공신들에 대한 사제사와 단제사를 지역마다 도지사가 헌관으로 참여해 봉행하도록 할 예정이다.

(사)임진란정신문화선양회 류한성 수석 부회장은 “그동안 임진란의 역사적 의미와 교훈에 대한 체계적 연구나 기념사업이 부족했다”며 “올 한 해 동안 이 기념사업을 통해 통합과 재생, 국민 자신감과 자존감 회복 등 국란을 슬기롭게 대처하고 극복할 수 있었던 선조들의 정신을 재조명하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했다.

○주갑(周甲)이란 육십갑자를 돌아 다시 태어난 해로 돌아왔다는 의미로 60년을 뜻한다. 올해가 임진왜란 발발 420년이 된 해로 7주갑년이 되는 것이다.

안동/권광순기자

    권광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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