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부처님오신날 특집 `공양간, 수고롭구나`
송광사·운문사·금둔사 등 전국 사찰 4곳 소개

▲ SBS TV 부처님오신날 특집 다큐멘터리 `공양간, 수고롭구나` 장면.

SBS TV는 부처님오신날인 오는 28일 오전 10시30분 특집 다큐멘터리 `공양간, 수고롭구나`를 방송한다.

불가에서는 먹는 행위도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이라 여긴다. 속세와 인연을 끊고 산문에 들려면 스님들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최초의 수행처이자 사찰의 `먹는 수행`에 관한 모든 바라지를 하는 곳이 바로 절간 부엌인 `공양간`이다.

면벽 3일과 5천배는 행자가 되기 위한 첫 관문이다. 부처님께 귀의하고자 발심해 출가 수행자의 길에 들어선 이들의 고뇌와 의지가 곳곳에 살아있는 송광사 공양간은 수행의 거울이 되는 곳이다.

장작불로 탐진치(탐욕·화냄·어리석음)를 태우고 가마솥의 `눈물`을 기다려 밥을 짓는 수행의 시간. 그 속에서 이들은 단순한 밥이 아니라 `마음`을 짓는다.

공양간은 누구에게나 허락되지만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곳이자 깨달음을 향한 치열한 수행의 공간이다. 순천 송광사 공양간에선 자신을 낮추고 남을 높이는 `하심(下心)`이 곧 `불심(佛心)`이라는 가르침이 추상같은 법도로 남아있다.

깊은 산사에서 유구히 다맥을 이어오며 수행 정진하고 있는 고승의 밥상엔 봄빛이 가득하다. 노스님을 시봉하며 불도를 닦는 상좌스님이 매실된장과 봄나물로 차려낸 정성어린 공양이다.

매화꽃 만개한 순천 금둔사. 부처님께 향과 꽃을 공양하기 위해 노스님은 도량 가득 매화를 심고 가꾼다. 정성으로 길러 낸 찻잎을 따 손수 아홉 번 덖고 아홉 번 비벼 만든 햇차로 부처님께 맑고 향기로운 차를 올린다.

기꺼이 수고로움을 자처하며 반농반선(半農半禪), 선다일여(禪茶一如)를 실천해온 노스님의 일상은 그 자체로 수행의 거울이다. 상좌스님 만행 떠난 빈자리에 여백을 더하는 노스님과의 `산중다담`에서 그는 말한다. `나`를 찾기 위해선 `고요`하라고….

절간의 공양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공양을 준비하는 공양간은 아무에게나 열리지 않는 `비밀의 후원` 같은 곳이다.

특집 다큐멘터리 `공양간, 수고롭구나`는 송광사·운문사·금둔사·효심사 등 전국의 유서깊은 사찰 네 곳의 공양간을 찾아 부처의 가르침을 향해 용맹정진하는 수행승들의 정직한 풍경과 치열한 깨달음의 세계를 전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