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봉래 포항제철소장(왼쪽에서 네번째)이 감사나눔운동을 실천하고 있는 포항제철소 현장(3선재공장)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포항제철소(소장 조봉래)가 행복제철소로 변하고 있다. 감사 나눔운동 덕이다. 감사나눔운동은 최근 포스코가 추진하고 있는 `사랑받는 기업`에서 출발한다. 직원으로부터 사랑받는 회사가 되고 직원이 행복을 느끼는 일터를 만들자는 취지다. 감사와 웃음, 선행을 나누며 지식과 지혜를 공유하는 것, 그것이 감사 나눔 운동이다. 최근에는 포항시로 감사바이러스가 전이됐다. 박승호 포항시장부터 감사 실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포항이 감사의 도시로 비상하기 위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먼저 시작한 포스코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포항제철소 산하 부서들은 감사 나눔 운동을 어떻게 실천해나가고 있을까.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부서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감사나눔운동 확산
작년 11월 주임 이상 대상 감사관련 특강이 도화선
감사 바이러스 포항시청으로 퍼져… 감사도시로 비상

포스코가 감사나누기 도입을 선언한 것은 지난 11월. 주임이상 직책보임자 대상으로 감사관련 특강을 실시하는 등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당부한 이후로 제철소 부서별로 감사나눔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포항제철소는 감사나눔운동을 직원들이 보고 배울 수 있도록 제철소장 등 임원과 직책보임자가 먼저 실천하고 주임, 수퍼바이저 단위를 중심으로 자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조봉래 포항제철소장은 “감사나눔운동은 자신감과 긍정의 마인드를 고취시켜 업무능력을 높이는데 효과를 보이고 있다”며 “포항제철소는 감사나눔운동을 가정에도 전파해 행복한 직장과 가정을 만드는데 기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생산기술부는 감사나누기 활동의 일환으로 `나우포` 활동을 펼치고 있다. 나우포는 나에게 감사, 우리에게 감사, 포스코에 감사라는 뜻이다. 이 활동의 목적은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짐으로써 행복한 일터를 조성하고 업무능력을 높이자는 것이다.

직원들은 매일 아침 자리에서 일어날 때마다 나는 할 수 있다고 다짐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오늘 하루도 고생한 자신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있다. 또한 가족과 친구, 동료에게 감사메시지를 발송하고 외주사,운송사,하역사 등 함께 일하는 협력사 직원에게 감사하기 활동도 펼치고 있다. 포스코에 감사하는 활동으로는 퇴직 선배에게 감사인사 전하기, 감사하는 마음으로 업무하기 등의 액션플랜을 바탕으로 사이버 학습동아리 방에 감사의 글을 등록하고 있다.

 

▲ 포항제철소 제선부는 감사노트에 하루 5가지 이상의 감사한 내용을 찾아 기록하고 있다. 직원들이 작업복 주머니에도 넣을 수 있는 감사노트를 들어 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제선부는 감사노트에 하루 5가지 이상의 감사한 내용을 찾아 기록하고 있다. 감사노트는 한 손에 들어오고 작업복 주머니에도 넣을 수 있는 크기다. 직원들은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감사노트를 작성할 수 있다.

제선부 직원들이 감사노트를 작성하기로 한 데에는 각별한 이유가 있다. 요즘에는 손글씨를 쓰는 맛도, 보는 즐거움도 경험하기 어렵다. 그런데 손글씨를 통해서는 쓰는 사람의 마음까지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제선부 직원들은 아날로그식 노트 작성으로 감사의 마음을 공유하고자 한 것이다.

제선부 직원들은 감사노트를 시작할 때는 3가지도 찾기 어려웠지만 이제 5가지 감사를 찾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라고 한다. 동료들과 내용을 공유하는 것도 처음엔 어색하고 쑥스러웠는데 지금은 자연스럽다고 덧붙였다.

선재부에 얼마 전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최근 선재부에는 감사한 마음을 상대에게 직접 전달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진심을 표현하는 훈련이 돼 있지 않아 막상 마음을 표현해야 할 자리에서 멋쩍게 웃거나 머리를 긁적이는 게 보통이다. 특히 40, 50대는 과묵한 것을 미덕으로 여기던 세대다. 그래서 큰맘 먹고 감사편지를 써놓고도 상대방에게 전달하려고 하니 또 쑥스러워 기껏 적은 편지를 몇 날 며칠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 그만 옷과 함께 세탁하게 된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그래서 선재부 직원들은 이러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감사편지를 전달하는 우체통을 설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사랑의 우체부로 지정된 파트장들은 운전실을 방문하거나 점검활동을 할 때 감사편지 전달 우체통에 쌓인 감사편지를 수거해 수신자에게 배달하고 있다. 선재부의 감사편지 나누기는 우체통을 설치한 뒤 더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열연부는 `Thanks Together 열연`이라는 슬로건 아래 가족과 동료,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감사나눔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가족과 함께하는 감사나눔 활동으로는 가족에게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말하기와 감사 저금통을 만들어 한 주간 감사하다고 느낀 내용을 매주 일요일 가족과 함께 읽어보는 시간을 갖도록 권장하고 있다. 동료와 함께하는 감사나눔 활동으로는 서로의 비밀 수호천사가 되어주는 `마니또`(비밀친구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활동을 하고 있다. 지역사회를 위한 감사나눔 활동으로는 `1004(천사) 프로젝트`를 개시해 바자회나 일일찻집 개최 등으로 1004만원을 만들어 이웃에 환원하기로 했다.

 

▲ 효자아트홀에서 감사나눔활동의 붐 조성과 감사문화를 조기장착하기 위해 개최된 `감사나눔 사례공유 한마당` 행사에서는 선강, 압연, 정비, 파이넥스, 스테인리스 등 총 10개 부서가 감사나눔을 통해 동료, 가족, 고객과의 관계 개선사례를 발표했다.

전기강판부는 `321 감, 칭, 미` 사이버 학습동아리를 오픈했다. 321 감, 칭, 미란 3가지 감사한 일, 2가지 칭찬하고 싶은 일, 1가지 미안한 일을 줄인 약자다. 전기강판부는 나와 내 주변의 일상적인 것에 감사하고, 칭찬하고 싶은 동료 혹은 사과하고 싶은 동료에게 마음을 전하자는 뜻에서 321 감,칭,미 운동을 시작했다.

전기강판부 직원들은 “우리 주변에 늘 감사한 일, 칭찬하고 싶은 일, 미안한 일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표현하지 못하는 게 안타까워 321 감, 칭, 미 사이버 학습동아리를 만들게 됐습니다. 지금 우리 곁에 계신 분들은 전부 없어서는 안 될 동료이자 가족입니다. 이제부터는 표현하며 삽시다”라고 말했다.

321 감, 칭, 미 사이버 학습동아리에 작성한 글은 인사를 전하고 싶은 동료에게만 선택적으로 이메일을 보낼 수 있다. 혹시 이메일을 받지 못한 사람도 사이버 학습동아리에 방문하면 누구나 글을 조회하고 댓글을 달 수 있다. 직원들은 321 감, 칭, 미 사이버 학습동아리가 전기강판부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항제철소 후판제품공장은 초콜릿으로 동료 간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매일 아침 업무계획을 공유하는 VP(Visual Planning)시간이 끝나면 남구원 공장장을 비롯한 직책보임자와 스태프 직원들은 각자 감사주머니에 달콤한 초콜릿과 사탕을 가득 챙기고 사무실을 나선다. 운전실과 생산라인을 돌아다니며 마주하는 직원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준비해간 감사주머니를 열면 기호에 따라 사탕이며 초콜릿을 고를 수 있도록 배려한다.

후판제품공장 직원들이 달콤한 간식을 들고 다니며 동료들에게 나눠주는 이유는 바로 초콜릿에 숨어 있는 효능 때문이다. 코코아에 함유된 테오브로민은 기침을 억제하고 단맛은 통증 완화와 긴장감 해소에 도움이 된다. 한편 후판부는 작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칭찬릴레이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예정이다. 이 밖에도 감사보드판 운영이나 감사동전 옮기기, 가족에게 감사카드 전달하기, 출근 전 가족들과 사랑의 포옹하기 활동도 추진하고 있다.

/이준택기자 jtle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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