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초·중·고 `토요과학캠프` 운영… 포유류·어류 해부 실험 등 제공

▲ 영남대학교에서 열린 토요과학캠프에서 토끼 해부 실험 중인 순심여고 학생들의 모습.
“토끼 심장이 이렇게 생겼어요? 왜 이렇게 작아요? 폐는 주황색이네요. 정맥은 원래 파란 거 아닌가요?”

“아니란다. 그게 바로 책으로만 배우는 지식의 한계지. 실제로 정맥도 동맥과 같은 색이고, 폐도 원래 주황색이란다”

지난 주말인 14일 영남대학교 제3과학관 201호 실험실에는 토끼 해부 실험이 한창인 가운데 순심여고(칠곡군 왜관) 학생 20여명의 호기심 어린 질문공세가 끊임없이 쏟아졌고, 흰 가운을 입은 실험조교들이 차분한 목소리로 조목조목 설명해가며 실험을 지도하고 있다.

실험에 참가한 여고생들은 해부용 가위와 메스로 직접 토끼를 해부하고 모습을 드러낸 순환계와 소화계, 골격 및 근육 등을 신기한 듯 관찰했다.

같은 시각 영남대 제2과학관 203호 실험실에서도 돌연변이 초파리 관찰실험이 열띤 호기심 속에서 진행됐다.

실험에 참가한 학생들은 포산고(대구 달성군) 학생 20여명. 학내 과학동아리 멤버가 대부분인 이들은 전자현미경과 연결된 모니터와 대형스크린을 통해 초파리 애벌레와 성체를 관찰하고 있었다. 돌연변이 초파리들의 교배 시 어떠한 유전체 변이가 발생하는가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애벌레를 관찰한 포산고 2학년 박다미(18)양은 “과학동아리에서 초파리의 유전방식에 대한 과학보고서를 쓴 적이 있는데, 그때는 단순히 대학교재나 전문서적에서 관련내용을 찾아 응용한 것에 불과해 좀 답답했다. 그런데 오늘 답답함이 다 풀렸다”며 즐거워했다.

이처럼 영남대 생명과학과는 이달부터 매주 토요일 오전 9시에서 오후 3시 사이에 과학캠프를 열고 있다.

이과대학 제2과학관과 제3과학관 실험실에서 진행되는 토요과학캠프는 대구·경북지역 초·중·고교에서 단체로 참가신청을 받아 진행되는데, 1개 실험실 인원을 20여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럼에도 1회 평균 4개교에서 120여명의 학생이 참가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참가 학생에게는 초파리 돌연변이체 관찰, 포유류 해부, 곤충표본 제작, 식물조직 및 형태 관찰, 토종 어류 관찰 및 해부 등 일선 초·중·고교 수업시간에는 하기 어려운 실험을 직접 해볼 기회가 제공된다.

분야별 전문 교수들의 수준 높은 강의에 이어 대학원에서 생명과학을 전공하고 있는 박사 및 석사과정 연구원 20여명이 직접 설명을 해가면서 실험을 지도해 참가 학생들에게는 색다른 경험이 되고 있다.

성공적인 토요과학캠프를 위해 생명과학과는 지난해 11월 이미 5차례 시범캠프를 열어 학생들의 반응과 수요를 미리 파악해 토요과학캠프에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캠프를 총괄한 유시욱 생명과학과 학과장은 “대학이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책무 중 하나가 바로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것이다. 그래서 수년 전부터 과학캠프를 준비했는데, 마침 토요휴업일이 전면 시행된 만큼 더 많은 학생이 토요과학캠프에 참가해 과학자의 꿈을 키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산/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