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천여명의 학생·학부모 몰려

“물려받은 교복이란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깨끗하네요. 새 교복 하나 더 산 것 같아요”

22일 포항체육관에서 열린 교복물려주기 행사가 뜨거운 반응 속에 열렸다.

이날 행사는 포항교육지원청과 새마을부녀회가 신학기를 맞은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알뜰 절약 정신을 심어주고자 마련됐다.

일반적으로 헌 교복은 더럽고 낡았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날 학생과 학부모들은 하나같이 교복이 마치 새것처럼 깨끗하다며 감탄했다.

포항교육지원청과 새마을부녀회가 졸업생들에게 기증받은 교복을 세탁하고 수선까지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행사가 알음알음 소문나면서 현장에는 지난해 800여 명보다 두 배가 훨씬 넘는 2천여 명의 학생과 학부모가 몰렸다.

교복 물량도 두 배 넘게 늘었다. 지난해 8개 중학교와 3개 고등학교에서 4천여 점의 교복을 내놨지만 올해는 포항의 17개 중학교와 10개 고등학교 교복 1만여 점이 기증됐다.

예비 중학생 아들을 둔 학부모 김희원(45·여)씨는 “첫째 아이가 지난해 이곳에서 교복을 구해 잘 입고 있어 둘째 아들의 교복을 마련하려 또 이곳을 찾게 됐다”며 “아이들에게 절약 정신과 더불어 나눔의 미덕까지 가르쳐 줄 수 있어 예비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누구나 만족할 수 있는 행사”라고 말했다.

이 행사는 학부모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예비중학생 박재성(15)군은 “교복 물려주기 행사가 있다는 말을 듣고 교복을 아직 사지 않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교복 상태가 너무 좋아 2학기쯤 새 교복을 살 생각”이라며 “중학생이 되면서 학원비와 학용품, 가방 등을 사느라 부모님께 부담을 드리게 돼 죄송했는데 깨끗한 교복을 물려준 선배들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포항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알뜰 절약 정신과 나눔의 미덕을 함께 할 수 있게 돼 뿌듯함을 느낀다”며 “행사가 너무 성황을 이뤄 내년부터는 더 많은 학교가 참가할 수 있도록 권하겠다”고 밝혔다.

/윤경보기자

    윤경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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