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소 수 송아지(육우) 한 마리 가격이 1만원까지 폭락해 소를 굶겨 죽이는 일까지 벌어졌지만, 유통업체의 쇠고기 판매가는 꿈쩍도 않고 있다.

4일 유통가에 따르면 산지의 소 가격 폭락에도 한우의 소비자 가격은 눈에 띄는 변화가 없다. 오히려 오르고 있다.

포항축협의 경우 한우 등심(1등급) 100g은 5천200원에 판매되고 있고, 한우 지육A++ ㎏당 1만7천700원에, A+ ㎏당은 1만5천원에, 1등급은 ㎏당 1만4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전월에 비해 3~4%정도 올랐고, 설 대목을 맞아 가격이 더 오를 전망이다.

이마트를 기준으로 한우 1등급 등심 100g은 5천800원이고 국거리(앞다리, 설도 등)는 3천8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같은 등급의 등심은 작년 7, 8월에는 5천500원에 팔았고 이후에는 줄곧 5천800원에 내놓았다.

국거리도 작년 7월에 2천500원이었는데 오히려 올랐다.

롯데마트에서도 한우 판매가격은 등심이 5천800원, 국거리가 2천800원에 팔리고 있다.

농협유통이 운영하는 하나로클럽 양재점에서도 한우 판매가격은 등심(1등급)이 작년 8~12월에 6천480원에서 6천980원 사이를 오가는 등 큰 폭의 변동은 없었다. 반면 한우의 산지 가격은 젖소 수송아지를 중심으로 크게 하락했다.

포항축협 조사에 따르면 4~5개월 된 한우 암송아지가 작년 12월에 76만2천원이었는데 현재 76만7천원으로 약간 올랐고, 수 송아지는 111만8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 대형마트의 육류매입 담당자는 “현재 국내 한우 사육 규모는 304만두 정도로 적정 수준보다 약 50만 마리가 많은 상태라 당분간 한우 가격이 오를 요인이 없다”며 “젖소 육우 숫송아지는 실제로 1만원에 매물이 나온다”고 밝혔다.

이처럼 산지 가격 폭락에도 소비자가 체감하는 쇠고기 가격이 별 변화가 없는 것은 쇠고기 가격이 송아지가 아닌 성우(成牛) 시세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체중이 600㎏인 암소의 산지 거래가격은 작년 4월 438만3천원이었는데 6월에는 377만4천원이 됐고 이후에는 변화 폭이 크지 않아 12월에는 362만2천원이었다.

포항축협 이상영 상무는 “송아지는 투자 가치가 낮아져서 가격이 폭락했지만 다 큰 소의 가격은 작년 하반기 이후 보합세라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소비자 가격은 그대로”라며 “지난해에 비해 가격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황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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