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속에는

바람이 벼린 칼날이

숨겨져 있나부다

그러지 않고서야 어찌

저 늙은 소나무가

하얀 피눈물을

다리께 젖도록 울겠는가

민족현실과 민중적 생명력을 노래해온 시인이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보며 깊은 침묵에 들고 있다. `세월 속에는 바람이 벼린 칼날`이 숨겨져 있고, `하얀 피눈물을 다리께 젖도록` 울었던 존재는 늙은 소나무이기도 하고 시인 자신이기도 하다. 가만히 눈 감고 지난 시간들을 생각해보고 싶은 아침, 아슴아슴 가슴에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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